T커머스기업 KTH K쇼핑은 16일 KT와 개발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모바일 쇼핑 서비스 ‘AR마켓’을 연다고 밝혔다. 소비자는 360도 전방위 입체 화면으로 구성된 KTH K쇼핑 AR마켓 콘텐츠를 즐기며 제품 설명과 정보를 듣고 또 살 수 있다.

KTH K쇼핑 모바일 앱 화면.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모바일 앱 화면.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마켓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KT가 선보인 ‘AR솔루션’ 기술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KTH측은 AR마켓을 증강·가상현실 상용 서비스로 육성, 생생한 쇼핑 현장감과 몰입도 높은 쇼핑 경험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문을 연 KTH K쇼핑의 AR마켓을 체험했다. 쇼핑 몰입도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서비스 정체성이 모호하고 콘텐츠 품질이 조악하다는 단점도 발견됐다.

◇ KTH K쇼핑 AR마켓, 모바일 앱에서 바로 이용 가능

KTH K쇼핑 AR마켓은 K쇼핑 모바일 앱 설치 후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앱 설치 후 상단 메인 메뉴 세번째 칸에 배치된 ‘AR Market’ 탭을 선택하면 바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TH K쇼핑 AR마켓 화면.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마켓 화면.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마켓에는 가전·패션·리빙 등 세개 카테고리가 마련됐다. 쇼핑을 즐기기 전 스마트폰 및 운영 체제 제한, 버전 업데이트 유무 등을 미리 파악해야 한다. 쇼핑할 카테고리를 누르면 360도 가상현실 콘텐츠로 구현된 쇼핑 룸이 나타난다.

KTH K쇼핑 AR마켓 화면.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마켓 화면.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마켓 리빙 카테고리를 먼저 관람했다. 각 카테고리 콘텐츠는 4~5분 분량 가상현실 동영상으로 만들어진다. 상품을 설명하는 담당자의 목소리와 함께 쇼핑 상품이 여기저기 배치된 가상현실 공간이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드래그하거나 고개를 움직여 시선을 바꾸면서(구글 카드보드 등 HMD, Head Mount Display 사용 시) 쇼핑 상품의 정보와 가격을 확인하고, 연계 쇼핑몰에서 바로 살 수 있다.

KTH K쇼핑 AR마켓 화면.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마켓 화면.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 마켓을 체험해보니, 스튜디오 곳곳에 배치된 상품을 직접 찾으며 설명과 함께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상품 소개 담당자는 꽤 부산스러운 모습이었으나, 제품 특징과 외관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며 쇼핑을 도왔다.

◇ 증강현실보다는 가상현실에 가까워…화질도 평균 이하라 상품 분간 어려워

하지만, KTH K쇼핑 AR마켓을 체험할수록 신기함은 지루함으로, 나아가 불편함으로 변질되는 듯한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AR 고유의 장점과 재미를 느낄 수 없었고, 콘텐츠 화질이 떨어져 감상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우선, KTH K쇼핑 AR마켓은 AR보다는 VR 콘텐츠에 가깝다. AR은 ‘현실 공간에 입체 콘텐츠를 융합, 색다른 재미를 이끌어내는 기술’이다. 반면, VR은 ‘현실 공간을 입체·가상 공간으로 재현해 활용하는 기술’이다.

KTH K쇼핑 AR마켓 화면. 현실 공간과는 아무 관계가 없고, 전방위로 구현된 홈쇼핑 스튜디오 공간에 가깝다.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마켓 화면. 현실 공간과는 아무 관계가 없고, 전방위로 구현된 홈쇼핑 스튜디오 공간에 가깝다.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마켓은 명백하게 후자에 가깝다. 이 서비스가 ‘전방위 쇼핑 공간’만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생활 환경과 관계 없는, 가상 공간에서 상품을 보여주는 쇼핑몰은 AR이 아닌 VR로 보는 것이 맞다. ‘AR’ 쇼핑몰을 기대한 소비자의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다.

KTH K쇼핑 AR마켓 화면. 벽지? 공기청정기? 화분? 어떤 제품을 판매하려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마켓 화면. 벽지? 공기청정기? 화분? 어떤 제품을 판매하려는 것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 차주경 기자
화질, 해상도 등 콘텐츠 품질도 기대 이하였다. KTH K쇼핑 AR마켓 화면은 해상도가 낮아 무엇이 배경이고 무엇이 상품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KTH K쇼핑 AR마켓에서 판매중인 낚시 멀티풀 세트. 해상도가 낮아 낚시 세트인지 칫솔 세트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다.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마켓에서 판매중인 낚시 멀티풀 세트. 해상도가 낮아 낚시 세트인지 칫솔 세트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다. / 차주경 기자
상품 외관이나 크기를 확인하려 화면을 확대했더니, 해상도가 낮아 상품이 흐리게 보였다. 상품 근처에 새겨진 돋보기 아이콘을 클릭하면 상세 정보 및 구매 페이지가 나와 편리했으나, 일반 쇼핑몰과의 차이를 느낄 수는 없었다. 상품 카테고리는 3개, 제품 수는 20개쯤으로 종류도 그다지 많지 않았다.

KTH K쇼핑 AR마켓 화면.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마켓 화면. / 차주경 기자
KTH K쇼핑 AR마켓, 체험해보면 처음 몇분쯤은 신기하다. 하지만, 다른 쇼핑몰 서비스와의 차별점이 보이지 않는데다 콘텐츠 자체 화질이 떨어져 오래 즐기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KTH K쇼핑 관계자는 “AR 마켓은 시범 서비스로, KTH K쇼핑 외 다른 쇼핑 플랫폼과의 연동도 고려하고 있다”며 “서비스 초기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지만, 소비자 반응과 요구를 취합해 개선하고 상품 종류와 편의도 늘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