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2018년 시작과 함께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1988년 한국 KBS2 채널에서는 ‘제트 소년 마르스’란 애니메이션이 방영된다. 당시 어린이들은 KBS가 이에 앞서 1984년 ‘돌아온 아톰’이란 제목으로 아톰 TV 애니메이션을 국내 방영한 탓에 마르스를 ‘아톰’ 후속작이라 생각했다.
1977년 일본에서 ‘제타 마르스(ジェッターマルス)’란 이름으로 방영된 이 애니메이션은 실제로 ‘아톰’ 후속작으로 기획됐던 작품이다.
1960년대 당시 일본 현지에서 아톰 인기는 대단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1963년 1월부터 1966년 12월까지 3년간 방영된 TV애니메이션 ‘철완아톰’은 평균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로 인기를 끌었다. 방송 종료 소식이 알려지자 어린이는 물론 부모까지 나서 속편 제작을 원한다는 내용의 편지를 제작진에게 보냈다.
‘돈’ 문제로 제작되지 못한 아톰은 결국 아톰과 닮은 ‘제타 마르스’로 나온다.
제타 마르스 오프닝 영상. / 유튜브 제공
아톰 성우 ‘시미즈 마리’도 마르스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그렇지 않아도 아톰과 외모가 비슷한 제타 마르스에서 아톰의 향취가 강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야심차게 제작된 제타 마르스지만 아쉽게도 당시 어린이에게 인기를 얻지 못했다. 원작자인 테츠카도 훗날 현지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제타 마르스가 생각만큼 인기가 없었다고 고백했다.
현지 애니메이션 업계는 제타 마르스의 실패가 풀컬러 버전인 두 번째 아톰 애니메이션(1980년) 제작을 이끌어냈다는 시각도 있다.
◇ 아톰 전자두뇌는 몸통에, 제타 마르스는 머리에
제타 마르스의 시대 배경은 현실 세계의 시계로는 이미 과거지만, 1970년대 애니메이션 제작 당시 시점으로 보면 먼 미래에 해당하는 ‘2015년’이다.
마르스는 이야기 속 과학장관인 야마노 우에 박사가 일본을 지키기 위한 최강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로봇이다. 하지만 야마노 박사가 로봇에 필요한 전자두뇌(인공지능)을 만들어내지 못하자 자신의 라이벌인 카와시타 박사의 손을 빌어 마르스를 완성시킨다.
눈을 뜬 마르스는 세상의 상식은 물론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없는 그야말로 아기같은 존재로 그려진다. 카와시타 박사와 그의 딸 미리(사람과 흡사한 외모를 가진 여성형 로봇)는 마르스를 학교에 보내는 등 인간과의 교류 영역을 넓혀주었고, 마르스는 인간과의 생활을 통해 진정으로 강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 의미를 배워나가게 된다.
아톰과 또 다른 점은 전자두뇌의 위치다. 아톰의 경우 전자두뇌가 몸체에 있지만 마르스는 머리부분에 전자두뇌가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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