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블 반도체(FGPA) 분야 선두 업체 자일링스가 전통적인 중앙처리장치(CPU)나 인공지능(AI) 연산 시장에서 급부상한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뛰어넘는 새로운 적응형 컴퓨팅 가속 플랫폼(ACAP)의 실체를 공개했다.
‘포스트 FPGA’를 표방하는 이 플랫폼은 그동안 코드명 ‘에베레스트’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자일링스는 다기능성(Versatile)과 보편성(Universal)을 내세워 공식 브랜드명을 ‘버설(Versal)’로 정했다.
빅터 펭 자일링스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빅데이터의 폭발적 성장은 무어의 법칙의 쇠퇴로 이어졌고, 전통적인 실리콘 반도체의 설계 주가기 더 이상 혁신 속도를 따라갈 수 없게 되면서 반도체 업계는 중요한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버설 ACAP은 모든 유형의 개발자가 최적화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가속하고, 빠르게 진화하는 기술에 발맞춰 모든 최신 기술을 적응시킬수 있도록 독보적인 설계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버설 ACAP은 특정 분야에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하는 주문형 반도체(ASIC)와 개발자가 원하는 대로 하드웨어를 설계할 수 있는 FPGA의 강점을 하나의 시스템 온 칩(SoC)에 녹여낸 플랫폼이다. AI나 5G, 클라우드와 같은 특정 분야를 위한 하드웨어 가속에 최적화된 표준 설계 플랫폼에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 등이 다양한 툴과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 등을 활용해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영역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이로써 이기종 환경에서 최적화된 성능의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의 최신 7나노미터(㎚, 10억분의 1m) 핀펫(FinFET)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버설 ACAP은 ▲ARM 코어텍스-A72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ARM 코어텍스-R5 리얼타임 프로세서를 통합한 스칼라 프로세싱 엔진 ▲적응형 하드웨어 엔진 ▲디지털 신호 프로세서(DSP)와 AI 엔진을 통합한 지능형 엔진 등으로 구성된다.
각 엔진과 메모리 간에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온 칩(NoC) 개념을 적용해 고대역 데이터 전송을 짧은 지연시간 내에 구현하면서도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하드웨어 설계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으로 구현할 수 있어 진정한 의미의 프로그래머블 반도체로 한 단계 진화한 셈이다.
버설 ACAP은 애플리케이션별로 최적의 AI 추론 기능을 제공하도록 설계된 ▲AI 코어 ▲AI 엣지 ▲AI RF 시리즈와 시장이 요구하는 성능과 연결성, 대역폭별 포트폴리오로 구성된▲프라임 ▲프리미엄 ▲HBM 시리즈 등 총 6종으로 제공된다. 자일링스는 버설 AI 코어와 프라임 시리즈를 우선 양산해 2019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커크 사반 자일링스 제품·기술 마케팅 시니어 디렉터는 XDF 2018 컨퍼런스를 앞두고 열린 미디어 대상 사전 브리핑에서 "버설 AI 코어는 업계 선두의 GPU와 비교해 8배에 달하는 AI 추론 성능을 제공한다"며 "버설은 AI를 적용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멀티 마켓 애플리케이션을 표방하는 업계 최초의 ACAP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