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쟁 시작…車·배터리 업계 ‘긴장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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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0.25 06:00
전기차 시장이 확대 조짐을 보이자, 전기차 생산단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에 대한 자동차 제조사의 ‘기술 내재화(자기 것으로 흡수하는 것)’가 추진되고 있다. 고가의 배터리가 전기차 가격 경쟁력을 저해하는 제1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동시에 배터리 제조사는 지금까지의 기술 개발 및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높은 수준의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분야 기술력이 충분한 만큼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인 것이다. 업계에 미묘한 긴장감이 도는 이유다.

최근 아우디는 E-모빌리티(Electronic Mobility)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브랜드 최초의 전기 SUV e-트론의 생산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주간지 빌트 암 존탁 보도에 따르면 아우디와 LG화학은 배터리 납품가 10% 인상에 대해 협상 중이고, 이 이유로 e-트론의 생산도 늦춰지고 있다. 현재 두 회사는 관련 사실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아우디 e-트론 프로토타입에 장착된 배터리. / 아우디 제공
아우디 사례로 봤을 때, 글로벌 선두급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자동차 업계의 의존도는 향후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기차 시장 확대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동시에, 기존 배터리 업체들의 양산능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LG화학이 폭스바겐과 맺은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계약이 대표적이다. 폭스바겐이 내년 출시할 전기차에 LG화학의 배터리를 싣는 것이다. 공급물량 및 가격은 시장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것이 두 회사의 설명이지만, 폭스바겐이 22조5000억원의 배터리 공급계약 계획을 세워둔 만큼 LG화학의 계약은 대규모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다만 모든 자동차 업계가 배터리 제조사에 대한 의존을 높여가는 것만은 아니다. 지금 전기차는 기존의 배터리 업체를, 향후 차세대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 기술은 자체 보유하려는 투트랙 전략이다. 기술 내재화가 이뤄지면 제작 단가를 낮출 수 있고, 이익을 흡수할 수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 車업계 "배터리 설비 갖추자"…전고체 배터리 전환도 노려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국 베이징, 태국 방콕, 미국 앨라배마에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거나 추진 중이다. 또 이미 독일 카멘즈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완성차 공장이 위치한 독일 젠델핑겐과 운터튀르크하임에 배터리 생산시설을 갖춘다고도 발표했다.

GM과 혼다는 배터리 전기차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배터리 셀과 모듈을 포함한 차세대 배터리 패키지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2013년 맺은 수소연료전지 공동 개발 협력에 이은 것으로, 두 회사는 향후 차세대 배터리 패키지를 얹은 전기차를 북미에 출시할 계획이다. 차세대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와 소형화, 충전시간 단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대차 역시 의왕연구소에 배터리 셀을 포함한 완제품 시험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배터리를 직접 만들겠다는 것이다. 과거 시험용으로 일부 만들던 수준이 아니라, 제대로 된 양산라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현대차 역시 배터리 기술 내재화에 나섰다는 방증이다.

전고체 배터리 개발 스타트업 솔리드파워의 홈페이지. / 솔리드파워 홈페이지 갈무리
도요타는 파나소닉과의 배터리 합작사 PEVE를 통해 내재화에 힘쓰고 있다. 일본 미야기현 공장에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라인 2개를 새롭게 건설하겠다고 전한 것이다. 도요타는 2030년까지 전기동력을 활용한 차를 550만대 이상 만들 계획이다.

현재 자동차 제조사가 집중하고 있는 배터리 분야는 전고체 배터리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경우 양극과 음극, 이온이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액체(전해질)로 인해 발화, 폭발 등의 위험이 항상 도사린다. 그러나 전고체전지는 전해액과 분리막을 갖고 있지 않으며, 분리막이 들어간 공간에는 에너지 밀도가 더 높은 물질을 넣는다. 또 액체 전해질을 없앤 덕분에 가장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 금속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자동차 제조사의 배터리 개발은 기존 전해질 방식의 전기차 배터리가 아닌, 전고체 배터리일 가능성이 높다. 3세대로 분류되는 지금의 전기차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넣되, 4세대, 5세대 때에는 전고체 배터리를 장착하는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이미 전고체 배터리 개발 기업인 미국 솔리드파워에 투자하고 있다. GM과 혼다, 도요타가 만들겠다고 하는 배터리에도 전고체 배터리 비중이 상당하다. 특히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빠르게 확보하는 중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2014년 도요타가 출원한 차세대 전지 관련 특허의 68%는 전고체 배터리 분야다.

◇ 배터리 업계 "배터리는 우리가 제일 잘만들어"…세불려 대응 중

배터리 업계는 몸집을 불려 대응 중이다. LG화학은 중국 난징에 연간 53만대의 전기차를 감당할 수 있는 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2023년까지 2조원을 투자한다. 출하량은 연간 32GWh다. LG화학은 지난해 18GWh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매우 공격적인 행보라는 이야기다.

LG화학이 중국 난징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의 기공식을 최근 가졌다. / LG화학 제공
중국 업체 역시 시설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부분 내수에 기반했지만 CATL은 아예 해외로 나갔다. 독일 동부 에르푸르트에 2억4000만유로(3100억원)를 투자해 유럽 첫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는 것이다. 2022년까지 연간 14GWh의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목표다. BMW는 40억유로(5조2000억원) 상당의 배터리를 CATL에게 구매할 예정이다.

파나소닉은 코발트 비중을 낮춘 값싼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었다. 공급처를 늘리기 위해서다. 앞으로 코발트 비중을 2년∼3년 안에 5%까지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다. 또 파나소닉은 일본, 중국,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1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B3가 밝힌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16년 301만대에서 2020년 63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역시 2016년 25GWh에서 2020년 110GWh로, 2025년에는 350∼1000GWh로 고성장 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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