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미얀마 내 폭력 사태에 자사 플랫폼이 악용된 점을 인정했다.

6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경제 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미얀마 내 로힝야족 인권침해 관련 콘텐츠 관리에 충분히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독립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번 보고서는 페이스북이 직접 공개한 자료로, 페이스북의 의뢰로 국제 비영리 단체 BSR(Business of a Better World)이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조사했다.

해당 보고서는 페이스북의 일부 사용자들이 미얀마의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한 가짜뉴스 확산, 혐오 발언 등을 했는데, 페이스북이 이러한 콘텐츠를 사실상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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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R이 분석한 결과 올해 기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페이스북 관련 앱을 사용하는 미얀마의 사용자 규모는 약 2000만명에 달한다.

페이스북이 로힝야족 박해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은 이미 제기된 바 있다. CNBC에 따르면 지난 9월 UN은 확산되는 로힝야족 혐오 콘텐츠에 대해 페이스북의 대응이 느리고 비효율적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BSR의 보고서에는 2020년 예정된 미얀마 총선 전까지 페이스북이 인권 보호를 위해 보다 나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담겨있다. BSR의 권고에는 미얀마 사태에 대한 페이스북의 인권 보호 방침을 정기적으로 공개할 것 등이 포함됐다.

CNBC는 페이스북의 정책 매니저인 알렉스 워로프카는 "보고서는 이미 페이스북이 미얀마 사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였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미얀마를 비롯해 인권 위기를 맞고 있는 여러 국가에서도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사태는 지난해 8월 미얀마군이 자국 내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을 폭력적으로 탄압해 약 70만명의 난민을 유발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