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에 진출할 예정인 구글이 베타 서비스 기간이라고는 하지만 검색 포털이라는 명함이 무색할 정도로 상품의 다양성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검색능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사례로 구글쇼핑에 ‘방어'를 치면 목록 중 다섯 번째 상품에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엉뚱한 상품이 뜬다. 반면 네이버쇼핑에서는 방어회가 상품 목록에 뜬다.


구글쇼핑 검색창에 방어를 쳤을 때 뜨는 결과(왼쪽)와 네이버쇼핑 검색창에 같은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뜨는 결과(오른쪽). / 화면 갈무리
구글쇼핑 검색창에 방어를 쳤을 때 뜨는 결과(왼쪽)와 네이버쇼핑 검색창에 같은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뜨는 결과(오른쪽). / 화면 갈무리
일부 생필품의 경우에도 구글쇼핑에선 유용한 검색 결과를 얻기 힘들다. 생수를 구매하기 위해 네이버쇼핑과 구글쇼핑에 각각 ‘생수’를 검색한 뒤 최저가 순으로 나열하면, 네이버쇼핑에서는 한 병당 70원에 판매되는 ‘하이트진로 석수 500ml’가 뜬다. 반면 구글쇼핑에서는 290원에 판매되는 350ml 짜리 빈 생수병 상품이 가장 상단에 뜬다.

이처럼 아직은 검색 기능과 입점 상품 등 ‘내용물’이 부실한 베타서비스 단계지만, 구글의 검색 플랫폼이 제 역량을 발휘하면 쇼핑시장에서 국내 포털 못지않게 강력할 것이라고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구글쇼핑은 향후 상품 검색 및 상품광고, 음성 비서 어시스턴트 등을 포함해 페이와 배달 서비스까지 네이버 등 한국 포털이 손을 댄 사업에도 뛰어들 것으로 전망돼, 온라인 쇼핑 업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글쇼핑은 검색 기능을 바탕으로 판매자와 사용자를 중개하는 오픈마켓형 쇼핑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구글의 무기는 사용자 데이터다. 구글 상품 광고는 구글 계정 사용자의 검색 이력과 앱 사용 정보 등 활동 데이터를 기록해두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 관심사에 딱 맞는 상품을 제시하는 기능은 여타 포털보다 앞설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스피커는 한국 기업보다 구글, 아마존 등이 훨씬 월등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스마트 스피커와 쇼핑이 결합된 플랫폼을 선보이게 되면 앞으로 한국 온라인쇼핑 시장은 구글이 쉽게 장악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구글코리아 측은 "현재 아주 제한적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베타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베타서비스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추가로 확인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CJ와 GS, 신세계그룹 등 국내 대형 유통사,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과 함께 구글쇼핑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쇼핑 상품군을 넓히고 검색 정확도를 고도화하는 작업이 베타서비스 기간에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