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Softbank)가 7일 자사가 보유하던 엔비디아의 주식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금액으로는 36억3000만 달러(약 4조800억원)에 달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조선일보DB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조선일보DB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7년 5월 엔비디아의 주식 40억 달러 어치를 매입하면서 4대 주주로 등극한 바 있다. 당시 암호화폐 채굴 열풍으로 GPU 수요가 급증함에 따른 전략적인 투자였다.

하지만 지난해인 2018년부터 암호화폐 시장이 폭락을 거듭하고 채굴용 GPU 수요가 급감하면서 엔비디아의 성장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2018년 11월 공개된 엔비디아의 2019 회계연도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전체 매출은 31억8000만 달러(약 3조574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지만, 애초 예상치인 32억4000만 달러(약 3조6400억원)에는 못 미쳤다.

특히 함께 공개된 4분기 매출 전망이 예상치였던 34억 달러(약 3조8200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27억 달러(약 3조345억원)에 그치면서 엔비디아의 주가도 급락했다.

게다가 지난 1월 28일에는 앞서 27억 달러로 전망했던 4분기 실적 전망을 22억 달러(약 2조4728억원)로 수정하면서 엔비디아 주가는 25일(현지시각) 160달러대에서 개장 직후인 28일 135달러 대로 급락했다. 회사의 시가 총액도 4개월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비디아는 실적 전망을 낮춘 이유로 암호화폐 채굴 시장의 약세와 더불어 게임 및 데이터센터 시장의 약세와 최근 장기화하고 있는 중국 경제 악화 등을 이유로 꼽았다. 소프트뱅크가 손해를 감수하고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은 늘어나는 손실을 더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소프트뱅크는 지난 수년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기술 기업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2016년에 ARM 홀딩스를 전격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우버(Uber), 위워크(WeWork), 슬랙(Slack) 등의 유망 기업들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는 등 ICT 업계의 큰손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