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3월부터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적용했다. 양자난수생성기는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패턴 분석 자체가 불가능한 무작위 숫자를 만드는 장치다.

SK텔레콤은 이 기술로 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해킹 위협을 원천 봉쇄한다. 향후 무선통신에 이 기술을 적용해 자사 고객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 보안도 책임진다.

복재원 SK텔레콤 코어엔지니어링팀 리더가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복재원 SK텔레콤 코어엔지니어링팀 리더가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18일 서울 중구에 있는 삼화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국 데이터 트래픽의 핵심 전송 구간인 서울~대전 구간 IDQ의 양자키분배(QKD) 기술을 연동해 5G와 LTE 데이터 송수신 보안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복재원 SK텔레콤 코어엔지니어링팀 리더는 "기존 LTE 망에서 가입자 인증 서버가 해킹된 사례는 없지만, 향후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기존 공개키기반구조(PKI) 방식은 초단위로 풀릴 수 있는 취약점이 있다"며 "보안은 끊임없는 창과 방패의 싸움이며, SK텔레콤은 5G 시대 선제적으로 최고의 방패를 준비해 해킹 위험을 방지했다"고 설명했다.

양자키분배는 양자암호통신의 핵심기술로 송신부와 수신부만 해독할 수 있는 도청 불가능한 암호키를 생성한다. 향후 SK텔레콤은 양자암호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해 양자 네트워크를 고도화한다.

SK텔레콤은 자사 네트워크 적용은 물론 글로벌 기업에도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이다. 도이치텔레콤, 버라이즌, 브리티시텔레콤 등과 양자키분배 기술 적용을 협의 중이며, 2017년 개발한 양자난수생성기(QRNG) 칩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기업에 도입을 협의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기술을 삼성전자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에도 적용할 준비를 마쳤다.

곽승환 IDQ 부사장은 "갤럭시S10 5G에 SK텔레콤 양자암호 기술을 적용할 준비는 돼 있지만 아직은 우리 희망사항이다"라며 "삼성전자가 실제 도입할지 여부는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 / 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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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에 따르면 최근에는 위성을 통한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대한 국가기관의 관심이 높다.

곽승환 부사장은 "현재는 유선통신에만 양자암호기술이 적용되지만 2022~2023년 위성을 발사하면 무선통신에도 적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라며 "위성은 중국이 가장 앞서지만 일본도 실험 위성에 성공했고, 미국도 관련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곽 부사장은 "많은 글로벌 기업이 암호키 분배 기술에 대해 협력을 요청한다"며 "특히 해킹 방어가 필수인 자율주행차 제조업체나 공격형 드론봇 제조사 등의 관심이 뜨겁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자사 네트워크에 적용한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자사 고객간 데이터 송수신에서만 가능하다.

심동희 SK텔레콤 ICT기술센터 글로벌표준화 담당 리더는 "이론적으로 이통3사 고객 모두 가입자 인증 서버에 양자난수생성기 적용이 가능하지만 3사간 비즈니스 협업이 필요하다"며 "현재로는 SK텔레콤 고객간에만 가능한 기술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