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 닛산 2세대 리프가 등장한 시점은 2017년 9월이다. 한국 시장에 출시되기까지 1년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세계 누적 전기차 판매대수 1위라는 타이틀은 뒤늦은 등장으로 다소 빛이 바랬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포진한 전기차 종류도 다양해지고, 상품성도 높아졌다. 경쟁자들이 칼을 가는 동안 한국닛산이 너무 뜸을 들인 것 아니냐는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잘 팔릴까?…진화한 커넥티드 기술, 풍성한 편의·안전품목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가 상대적으로 상품구성이 빈약하다는 점이다.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행거리다. 무거운 배터리를 짊어진 전기차는 태생적으로 극한의 경량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전력 = 주행거리'인 상황에서 무턱대고 많은 전자장비를 탑재하기도 곤란하다. 여러모로 내연기관차보다 편의품목을 추가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2세대 리프의 상품구성은 그래서 더욱 눈에 띈다. 앞차와의 거리와 상대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인텔리전트 차간거리 제어(IDC), 코너 주행 시 각 바퀴에 걸 브레이크 압력을 조절해 조향성능을 높이는 인텔리전트 트래이스 컨트롤(ITC), 차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영상을 모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인텔리전트 어라운드 뷰 모니터(IAVM), 전방 비상 브레이크(FEB), 후측방 경고 시스템(RCTA), 힐 스타트 어시스트(HSA) 등 다양한 안전품목은 강점으로 내세울 만하다.
자동차 본연의 매력도 준수하다. 특히 1세대 리프부터 이어져온 널찍한 실내공간이 강점이다. 차 내부는 5명이 편안하게 탈 정도로 널찍하다. 트렁크 용량은 435리터로, 정사각형으로 디자인해 실용성을 극대화했다.
섬세한 배려도 돋보인다, 충전 포트를 45도 기울게 설계해 이용자가 충전기를 연결하기 쉽다. 커플러의 무게도 효과적으로 지지한다. 전면 콘솔에 배치한 이중 컵 홀더는 바닥에 스마트폰이나 지갑 등을 놓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전좌석 열선 시트는 소소하지만 반가운 구성이다.
◇안 팔릴까?…평범한 파워트레인, 아쉬운 마감재질
2세대 리프의 e-파워트레인은 AC 전기모터로 최고 150마력, 최대 32.6㎏·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전력은 40㎾h 리튬-이온 배터리가 공급한다. 에너지 소비효율은 복합 ㎾h당 5.1㎞, 1회 충전 후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231㎞를 인증 받았다. 모터와 인버터, 배터리 등을 전부 신형으로 교체했다. 그 결과 1세대와 비교해 최고출력은 38%, 최대토크는 26%, 주행가능거리는 76% 증가했다.
전기차의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실내 마감 품질을 꼽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경량화와 친환경을 고려,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마감재 재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2세대 리프는 D컷 스티어링휠을 가죽으로 마감했다. 실내에 무광 크롬 소재 등을 적용하는 등 실내 품질을 개선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그럼에도 천정이나 시트 일부, 선바이저 등은 여전히 촉감이 떨어지는 페브릭과 플라스틱 재질로 씌웠다. 시트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포지션이 높고, 빈약한 쿠션감과 좁은 착좌부로 인해 승차감이 만족스럽지 않다.
일본산 전기차는 급속충전 방식으로 DC 차대모를 지원한다. 오랜시간 검증된 안전성이 장점인데 국내 충전 표준이 DC 콤보라는 점이 문제다. 공공 급속충전기의 경우 여러 포맷을 지원하는 멀티형이 확산되는 추세이나 리프가 DC 콤보 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은 변함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