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 LG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가 ‘카메라 성능’ 경쟁에 한창이다. 업체들은 멀티 카메라, 인공지능 장면인식, 고해상도 촬영 기능 등 스마트폰 카메라 특화 기능을 속속 공개했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소비자가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어서 제품 차별화 요소로 자리 잡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카메라도 광학 기기인 만큼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거의 그대로 도입할 수 있다"며 "과거 소비자에게 인기를 끈 디지털 카메라 기술은 스마트폰 카메라 시대에서도 유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잠망경 줌·슬라이딩 및 회전형 카메라…원조는 ‘디지털 카메라’
2015년 LG전자가 V10 스마트폰에 앞면 듀얼 카메라를 적용한 후, 멀티 카메라는 스마트폰 업계 유행이 됐다. 멀티 카메라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줌 효과’를 낸다. 멀티 카메라는 2006년 등장한 디지털 카메라 코닥 V570와 같은 개념이다.
일반 카메라의 줌 내부 렌즈군 배열을 앞뒤로 조절해 확대 혹은 축소 효과를 낸다. 이 때 렌즈군이 움직일 공간이 필요한데, 두께가 얇은 스마트폰에 공간을 내기 어렵다. 멀티 카메라가 고육지책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카메라를 여러 개 배치해 줌 효과를 재현했다. 카메라 개수가 많을수록 줌 효과도 커진다.
코니카미놀타는 디지털 카메라 두께를 얇게 만들기 위해, 렌즈 배열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이너 줌을 개발했다. 코니카미놀타 디미지 X 시리즈에 처음 적용한 이너 줌 기술은 디지털 카메라 시장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소니 사이버샷 T 시리즈를 비롯한 다양한 슬림형 제품군에 적용됐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와 비보는 ‘팝 업 카메라’와 ‘슬라이딩 카메라’를 선보였다. 팝 업 카메라는 카메라 유닛을 작은 모듈로 설계해 스마트폰 본체에 수납하도록 만든 구조다. 슬라이딩 카메라는 모듈 크기를 키워 앞뒷면 카메라와 플래시까지 탑재하는 방식이다.
◇ 스마트폰 탑재 유력한 디카 기술은?
광학 기술이 발전하며 이미지 센서, 렌즈 등 카메라 필수 구성 요소 크기가 작아졌다. 자연스레 스마트폰 카메라에도 각종 특수 촬영 기능을 적용할 수 있게 됐다. 과거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유행한 기술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재현될 가능성도 커졌다.
스마트폰 업계가 우선 주목한 기술은 ‘고감도’ 촬영 기능이다. 카메라의 감도를 높이면 어두운 곳에서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사진에 울긋불긋한 점 모양 노이즈가 생긴다.
해결책은 후지필름 디지털 카메라 이미지 센서에 적용한 ‘화소 합성’ 기술이다. 화소 두개 혹은 네개를 하나처럼 사용해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이 경우 화소수가 줄어들면서 사진 크기도 작아지지만, 어두운 곳에서 화질은 훨씬 좋아진다.
삼성전자가 이와 유사한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S펜에 광학 줌 렌즈를 탑재한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하는 방식이다.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들이 연구·개발 중인 ‘유기 이미지 센서’와 ‘곡면 렌즈’가 스마트폰에 먼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유기 물질을 사용하는 유기 이미지 센서는 기존 이미지 센서보다 빛을 훨씬 효율적으로 다룬다. 따라서 사진을 밝게, 정확한 색상으로 표현한다.
일반 렌즈를 사용할 경우, 빛을 전달할 때 내부 반사가 일어나거나 빛이 이미지 센서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수 있다. 곡면 렌즈는 빛을 이미지 센서 곳곳에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곡면 렌즈의 단점은 복잡한 광학계다. 교환식 렌즈나 광학 줌으로 구현하기 어렵다. 이에 광학계가 단순한 스마트폰 카메라용 렌즈로 알맞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