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통신 서비스가 국내 이동통신 시장 판도를 뒤흔드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임체인저란 어떤 일에서 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나 사건, 제품 등을 이르는 말이다.

가입자 기준으로 LTE까지의 이통시장 순위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순서지만, 5G 상용화 후 순위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LTE 상용화 후 부쩍 자신감이 오른 LG유플러스가 기존 1, 2위 사업자를 위협할 수 있다. 이통사가 이종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탈통신’ 회사로 방향 전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갈 수도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과 대리점 대표들이 5G 일등 의지를 담아 손도장을 찍고 있다. / LG유플러스 제공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과 대리점 대표들이 5G 일등 의지를 담아 손도장을 찍고 있다. / LG유플러스 제공
4일 과기정통부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이번에 마음을 단단히 먹은 것 같다"며 "5G 단말기 제품이 다양하게 출시되는 2019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말기 가격과 요금이 빠르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 단말기보다는 해외 스마트폰 단말기와 결합해 요금을 파격적으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며 "5G 요금경쟁이 LTE(4G) 때보다 훨씬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꼴찌탈출 노리는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5G를 기점으로 만년 꼴찌에서 벗어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현회 부회장은 3월 29일 ‘U+5G 1등 출정식’에서 "통신 역사를 바꿀 절호의 기회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전략도 속속 나온다. 이상원 LG유플러스 상품기획전략담당 상무는 1일 서울 강남 LG유플러스 5G 체험관 '일상로 5G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로레이팅을 통해 부담 없이 5G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제로레이팅이란 이용자의 데이터 요금을 서비스 제공회사가 부담하는 것이다. 중저가 요금제를 쓰는 이용자는 콘텐츠 이용이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제로레이팅을 통해 고객의 데이터 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LG유플러스는 7월 초까지 5G 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에게는 모바일 게임 5종에 대한 제로레이팅 혜택을 적용하기로 했다.

박종욱 LG유플러스 PS부문 모바일상품그룹 전무는 "상반기내 (5G 기지국을) 5만개 이상 깔겠다"고 공언하며 기지국 설치 경쟁도 본격화됐다. KT는 3만개(4월 5일 기준)의 5G 기지국을 설치해 타사 대비 앞서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무는 "전국망은 상반기 내 수도권 85개 도시에서 쓸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에 시골지역 까지는 계획을 다시 세우겠지만, 전국망 최초 이니셔티브는 가져갈 예정이다"며 LTE 때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전국망을 깔았던 성공사례를 언급했다.

LG유플러스는 여행, 힐링, 쇼핑 등 전 연령층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추가해 연말까지 1000편쯤의 가상현실·증강현실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이 밖에도 LG유플러스는 9월 말까지 5G 요금제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에게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콘텐츠를 무료 제공하고, 5G 프리미엄 요금제(월 9만5000원)를 이용하는 고객은 선택약정 시 월 6만6000원(24개월간)의 가격에 5G 데이터 1000GB(2019년 말까지)를 쓸 수 있게 하는 등의 혜택을 내세워 초반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 ‘완전 무제한' 요금제로 승부 건 KT

1위 자리를 노리는 KT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KT 역시 1등을 노린다.

KT 5G를 소개하는 황창규 KT 회장. / KT 제공
KT 5G를 소개하는 황창규 KT 회장. / KT 제공
KT는 2일 속도제한을 두지 않는 8만원대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였다.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요금제를 내놓으며 대한민국 5G 1등 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KT 5G 슈퍼플랜’은 슈퍼플랜은 베이직·스페셜·프리미엄 3종으로, 세 요금제 모두 속도제어 없이 데이터를 완전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전세계 185개국에서 로밍 데이터 무제한 혜택을 더했다.

2일 이필재 KT 마케팅부문장 부사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5G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뿐 아니라 세계를 선도하는 5G 1등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 연내 5G 가입자를 LTE 고객 대비 10%쯤 확보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밝혔다.

이 밖에도 KT는 가입 24개월 후 사용하고 있던 갤럭시S10 5G 단말기를 반납하고 갤럭시 신규 단말기로 기기변경을 할 경우 출고가의 최대 50%를 보상해주는 ‘KT 5G 슈퍼체인지’, 스마트폰을 매년 바꾸는 고객을 위한 ‘슈퍼렌탈’, 통신사 최초 48개월 할부 도입, 멤버십 VVIP 등급을 신설하는 등의 5G 마케팅 전략을 내놨다.

◇ 1위 수성 나선 SK텔레콤…3만4000개 기지국 기반으로 최다 커버리지 확보

SK텔레콤도 5G 시대 개막을 앞두고 탄탄하게 중무장하며 1위 수성에 돌입했다.

SK텔레콤은 3일 서울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5G론칭 쇼케이스’에서 ▲국내 최고속, 최대 커버리지의 ‘5G초격차 네트워크’ ▲5대 영역 ‘초생활 서비스’ ▲데이터 무제한에 5G풀패키지 혜택을 더한 5G 요금제 ▲데이터를 50% 절감하는 ‘초혁신 기술’ 등 5G 전 영역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3일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5G론칭 쇼케이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3일 을지로 T타워에서 열린 ‘5G론칭 쇼케이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광영 기자
박정호 사장은 "50년전 달 착륙이 인류에게 큰 도약이 된 것처럼 SK텔레콤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또 한번 인류의 삶이 획기적으로 변화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다"라며 "누구나 5G를 통해 우주여행을 하는 초시대 개막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통3사 중 가장 많은 3만4000개의 기지국 설비를 갖추고 5G 상용화에 들어간다.
5G 커버리지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고객의 통신 서비스 만족도를 높여 나간다.

SK텔레콤은 5G가 개척할 5대 핵심 영역 ▲초고화질 미디어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게임 ▲커뮤니케이션 등을 위해 5G 킬러 서비스 및 콘텐츠 8000개쯤을 준비했다.

박정호 사장은 "이번에 공개한 5G 기반 AR, VR, 게임, 미디어 등은 5G 초시대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5G 혁신 서비스를 차례로 선보여 뉴 ICT 전 영역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