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6일 EUV(Extreme Ultra Violet, 극자외선) 기술을 기반으로 한 ‘5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어 4월중 7나노 제품을 출하하고 제품 설계를 마친 6나노 제품을 올해 안에 양산할 계획이다.

5나노 공정은 반도체를 만들 때 설계 회로 사이 간격을 5㎚쯤으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공정이 세밀할 수록 반도체 부피는 줄고 성능은 향상된다.

삼성전자는 5나노 공정의 셀 설계를 최적화, 기존 7나노 공정보다 로직 면적을 25% 줄였다. 동시에 전력 효율은 20%쯤, 성능은 10%쯤 늘렸다. 기존 7나노 공정에 적용된 설계 자산(IP, Intellectual Property)을 5나노 공정에도 활용할 수 있어 공정 설계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7나노 및 6나노 파운드리 공정 양산을 본격화한다. 올해 초 업계 최초로 양산된 EUV 공정 7나노 제품은 4월 중 출하 예정이다. 6나노 공정 기반 제품도 파트너와 생산 협의중이다. 제품 설계는 이미 끝나 테이프아웃(Tape-Out, 팹리스 업체에서 파운드리 업체로 설계도가 전달되는 과정)절차를 밟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양산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건설 중인 화성캠퍼스 EUV 전용 라인업 현장.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건설 중인 화성캠퍼스 EUV 전용 라인업 현장.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5나노 공정의 비결은 기존 ArF(불화아르곤)보다 파장 길이가 짧은 EUV 광원이다. EUV광원의 두께는 ArF의 1/14에 불과하다. 파장 길이가 짧은 만큼 반도체 회로를 더욱 정밀하게 만들 수 있다. 회로를 새기는 반복 작업 멀티 패터닝 공정도 줄어 수율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5나노 공정 개발 및 7나노 제품 출하, 6나노 양산에 연이어 성공하며 경쟁자인 대만 TSMC보다 유리한 위치에 섰다.

TSMC는 2018년 4분기 7나노 공정을 개발했으나, 이들은 EUV가 아닌 ArF 광원을 사용한다. TSMC도 5나노 공정에 쓰이는 설계 플랫폼을 완성했으나, 최근 대규모 반도체 웨이퍼(원재료) 오염 사태를 겪으며 투자 및 생산 능력이 대폭 줄어든 상태다.

삼성전자는 최신 파운드리 생산시설인 화성캠퍼스 S3 라인에서 EUV 기반 최첨단 공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화성캠퍼스 EUV 전용 라인은 2020년부터 본격 가동, 시장의 요구에 대응할 계획이다.

배영창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사장은 "EUV 기반 최첨단 공정은 성능과 IP 등 다양한 강점을 가진다"며 "5G·AI·전장 등 유망 분야의 반도체 수요에 대응, 미래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이끌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