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은 여러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멀티 클라우드는 물론, 기업 내부에 구축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동반 확대를 이끌고 있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불리는 이 새로운 흐름은 전통적인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한계를 벗어난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로의 변화를 요구한다.

데이터센터 이미지. / 뉴타닉스 제공
데이터센터 이미지. / 뉴타닉스 제공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분야가 바로 하이퍼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HCI)다.

기존 컨버지드 인프라스트럭처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를 사전에 패키지로 구성하고, 그 위에 소프트웨어를 얹은 어플라이언스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HCI는 여기서 더 높은 수준의 가상화와 자동화 개념을 추가해 자원을 더욱 손쉽게 배분하고, 컨테이너와 같은 클라우드 환경에 필수적인 요소를 마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즉시 도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동안 세계적인 추세에 비해 클라우드 도입에 주저함을 보였던 국내에서도 최근 대기업과 일부 중견기업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HCI 도입 성공사례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HCI 돌풍을 일으킨 주역인 뉴타닉스는 국내에서 신세계아이앤씨, 제주신화월드, GS에너지 등과 손잡고 HCI 기반 SDDC를 구축한 이력이 있다. 뉴타닉스는 ‘인비저블(보이지 않는) 인프라’라는 개념을 내세우는데, 이는 그만큼 인프라 운영관리가 단순함을 의미한다.

뉴타닉스는 3월 GS ITM과 HCI 리셀러 파트너십을 맺은 데 이어, 29일에는 콤텍시스템과도 총판 계약을 체결했다. 콤텍시스템은 뉴타닉스 HCI를 기반으로 레드햇 오픈시프트, IBM 클라우드 프라이빗(ICP) 플랫폼 총판과의 시너지를 활용해 국내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HPE는 2017년 인수한 HCI 스타트업 심플리비티로 국내 영업을 시작한 이래 현재까지 70여곳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신한은행, SK E&S, 대우조선해양, 네패스가 대표적으로 도입 분야도 금융, 에너지, 조선, 반도체 등 다양하다. 한국HPE는 매 분기별로 10곳씩 신규 고객이 늘어나고 있어 올해 중으로 누적 고객 1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HPE 심플리비티 구성도. / HPE 제공
HPE 심플리비티 구성도. / HPE 제공
오제규 한국HPE 이사는 "엔터프라이즈급 성능과 가용성을 바탕으로 심플리비티 HCI가 클라우드의 경제성과 SDDC의 기능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솔루션으로 국내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이노그리드가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지향형 HCI 솔루션 ‘엣지스케일클라우드(ESC)’로 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노그리드는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및 운영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협업 중인 벤더사 서버와의 호환성과 안정성을 ESC의 강점으로 내세운다. ESC 벤더사는 앞서 이노그리드에 프라이빗 클라우드 어플라이언스 ‘제로스택’을 공급한 테라텍이 맡아 인텔 아키텍처 기반의 고성능 어플라이언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명진 이노그리드 대표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이터를 획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HCI, HPC 등 최신 클라우드 서비스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비즈니스의 필수 요건"이라며 "결국 클라우드 서비스를 잘 하는 기업이 원천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통해 비즈니스 혁신을 이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