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질병’ WHO 결정에 업계 거센 반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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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5.26 13:19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에 중독적으로 몰입하는 행동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WHO는 25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2차 WHO총회 B위원회에서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ICD-11은 2022년부터 194개국 WHO 회원국에 적용된다. 하지만 WHO의 질병 기준은 권고 사항이다. 개정안에 대한 사후 처리는 각국 보건당국의 의지에 달렸다.

. / 조선일보 DB
게임업계는 WHO의 조치를 게임을 죄악시하는 과도한 조치라며 반발한다. 게임중독에 관한 연구 부족과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다.

게임 관련 88개 단체로 구성된 ‘게임 질병코드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 준비위원회’는 26일 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지정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냈다.

준비위는 "질병코드 지정은 UN 아동권리협약 31조에 명시된 문화적, 예술적 생활에 완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아동의 권리를 박탈하는 행위다"라며 "미국 정신의학회의 공식 입장과 같이 '아직 충분한 연구와 데이터 등 과학적 근거가 확보되지 못한 상황'에서 너무 성급한 판단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조치로 게임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정부도 관련 규제를 도입 또는 강화할 것을 우려한다.

앞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2018년 열린 국정감사에서 "WHO가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인정하면 이를 받아들이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공대위는 "4차산업혁명 시대 가장 중요한 게임과 콘텐츠 산업 뿌리가 흔들리는 상황이다"라며 "근거 없어 계류되거나 인준받지 못한 게임을 규제하는 법안이 다시 발의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대위는 2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차후 국회 면담·관계 부처 공식서한 발송 등 국내 도입 반대운동 실행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서울대 산업공학과 이덕주 교수 연구팀이 2018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 제출한 ‘게임 과몰입 정책변화에 따른 게임산업의 경제적 효과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장애(게임중독)가 질병 코드화하면 국내 게임 시장 매출 축소 규모가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팀이 게임 제작배급 업체 147개(전체 매출 95% 차지)에 직접 설문한 결과 국내 매출 손실은 2023년 1조819억원, 2024년 2조1259억원, 2025년 3조1376억원, 해외 매출 손실은 2023년 6426억원, 2024년 1조2762억원, 2025년 1조926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종사자 수는 질병 코드화하지 않는 경우 2025년 3만7673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질병 코드화가 되는 경우 이의 절반 수준인 2만8949명으로 추산됐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6월 중 게임이용장애 관련 민관협의를 위한 협의체를 추진한다.

복지부는 게임이용장애 관련 현안을 논의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민관협의체를 관계부처 및 법조계, 시민단체, 게임분야,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다.

협의체는 국내 현황과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개정 문제를 비롯해 관계부처 역할과 대응방향 등에 대해서 논의한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협의체 운영을 통해 관련 분야 전문가 및 관계부처 등의 의견을 나누고, 향후 일정(2022년 국제질병분류 공식 발효 및 2026년경으로 예상되는 국내 질병분류체계 개편)에 대비해 중장기적 대책을 논의하고 준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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