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을 향해] 박성민 집닥 대표의 '7전8기' 창업기

입력 2019.06.14 10:01 | 수정 2019.06.14 13:30

첨단 기술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는 ‘춘추전국시대’다. 우리 정부도 제2벤처붐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피땀어린 노력으로 창업한 이들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글로벌 시장을 평정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한다. IT조선은 글로벌 유니콘을 꿈꾸며 날개를 펼치는 기업을 집중 탐구한다. [편집자주]

집닥은 인테리어 중개서비스 전문기업이다. 인테리어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과 사업체를 연결한다. 단순히 업체 정보를 제공하는게 아니라‘집닥맨'이 현장에 직접 출동해 인테리어 업체와 고객 사이를 중재한다. 다양한 인테리어 스타일, 비용, 용도 등 조건을 제시하면 이에 따라 최적의 업체를 매칭해준다. 여러 업체 견적을 비교 분석할 수도 있다.

이처럼 기존에 없던 인테리어 중개 서비스를 내걸고 출발한 집닥은 창업 4년 만에 업계 1위로 뛰어올랐다. 지난 5월 기준 집닥 월 거래액은 130억원이다. 누적 거래액은 2180억원에 달한다.

박성민 집닥 대표./ 집닥 제공
투자 유치 성과도 적지 않다. 집닥은 2016년 4월 빅뱅엔젤스, 시너지벤처파트너스 등으로부터 4억원을 투자받은 후 캡스톤파트너스와 서울투자파트너스로부터 11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2017년 8월에는 알토스벤처스와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KDB산업은행 등으로부터 50억원을 투자받았다.

집닥 성장은 소비자 트렌드 변화가 주효했다. 그 동안은 집이나 가구에 소비자 취향과 개성이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나심비(나의 심리적 만족을 위해서 지출을 아끼지않는 소비형태)' 소비가 인기를 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가구를 포함한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은 2018년 기준 13조원에서 2025년 20조원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물론 집닥 성장 배경에는 단순히 소비 트렌드를 잘 탄 ‘운'이라고만 설명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다. 집닥은 박성민 대표의 8번째 사업이다. 그는 7번 망하고 8번째인 집닥 창업을 통해 극적으로 성공했다. 그는 사업 실패로 수백억원에 달하는 빚을 떠안기도 했다. 극단적인 생각만 여러 차례 했다.

박 대표는 집닥 창업 직후 머리가 풍성했던 본인의 사진을 보여줬다. 그가 머리를 민 이유는 집닥 창업 이후, 스트레스로 인한 원형탈모가 너무 심해졌기 때문이다. 눈썹도 모두 빠져 문신을 했다. 박 대표는 그렇게 바닥부터 8번째 회사인 집닥의 성공 요소를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IT조선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집닥 사옥에서 박성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집닥은 5층짜리 건물 전체를 쓴다. 불 꺼진 1층은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집닥 측은 "1층부터 시작해 사옥을 리모델링 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사 사옥처럼 집닥은 현재 서비스를 더 성장시키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기술 기업 애피어의 마케팅 솔루션 아이쿠아(AIQUA)를 도입했다. 고객 선호도와 관심사를 분석하고 앱과 홈페이지 등에서 이용자가 좋아할만한 인테리어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박 대표는 "지금까지는 건물 층수부터 올리듯 집닥 서비스를 빠르게 쌓아올렸다"며 "이제는 제대로 마감 공사를 해가면서 ‘집닥'이라는 건물을 완성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집닥 성공을 확신했나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직원들도 많이 도와줬다. 잘 될거라는 확신은 있었다. 경험 때문이다. 소위 ‘노가다'도 오래했고 인테리어 분야 일도 많이 해왔다. IT회사도 운영해봤다. 인테리어와 IT를 결합하고 싶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했다.

초반엔 돈과 직원이 없어 힘들었다. 차츰 투자자들이 늘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투자자들 앞에서 피칭할 때는 내 이야기를 주로 했다. 어떻게 태어났고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얘기한다. 진심이 느껴졌는지 투자를 해주시더라."

―인테리어 중개 서비스 가능성을 판단한 이유는

"인테리어 업계에는 워낙 불투명하고 불합리한 관행이 많다. 표준화된 가격 기준이 없고 각 업체마다 다르다. 지금에야 조금씩 온라인으로 서비스 정보를 찾는 분위기다. 이전에는 인테리어나 리모델링을 하려면 부모님이나 친구 지인 중에 인테리어 하시는 분이 있다며 그쪽 업체에 맡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전에 평판이나 시공 능력 등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시공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제대로 항의를 하기도 어려웠다. 고객과 업체 간 갈등이 많았던 이유다."

―집닥 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존 인테리어 사업자들 반발에 부딪히진 않았나

"없었다. 오히려 인테리어 사업자 입장에서는 고객을 연결해주니 싫어할 이유가 없다. 고객도 우리가 중간에서 업체와 중개해 주는데다, 3년 무상 애프터서비스도 해주고 2~3개 업체 비교견적도 내주니 이전에 있던 다른 서비스보다 좋다고 느꼈을 것이다. 보통 중개인들은 고객과 업체 간 연결만 해주고 빠진다. 우리는 서비스 책임도 진다."

―인테리어 시장이 성장하면서 경쟁 업체도 늘고 있다. 차별화 전략은

"전혀 없다. 차별화 전략이 없는게 차별화 전략이다. 예전에 부산에 살았는데 종종 낚시를 하러 간다. 목표는 바다의 모든 고기를 낚겠다는게 아니다. 낚시 목표가 감성돔이면, 감성돔 낚시에 적합한 장비만 챙겨가면 된다. 아무리 내가 바다에 먼저 도착했어도 넓은 바다의 모든 고기를 다 선점할 수는 없지 않나. 여러 낚시배들이 각자 자기가 잘 낚을 수 있는 것들을 낚아 가지면 된다.

우리는 그냥 우리가 잘 해왔던 종합 인테리어 서비스만 잘 하고 싶다. 어떤 업체는 싱크대 설비 전문이고, 또 어떤 곳은 화장실 시공을 잘한다. 어떤 곳은 주로 원룸 같은 1인 가구 주거 공간을 대상으로 부분 인테리어와 시공 서비스를 제공한다. ‘집꾸미기’와 ‘오늘의집’ 같은 업체는 콘텐츠도 굉장히 좋다.

우리는 종합적으로 샤시부터 철근까지 집 전체를 리모델링하는 서비스가 메인이다.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만 집중하고 나머지는 더 잘 할 수 있는 다른 사업자에게 맡기면 된다. 그들 회사들이 더 크면 서로 협업해서 시너지를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박성민 집닥 대표./ 집닥 제공
―종합 인테리어 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전략은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유주방 업체와 협약해 시공업체 중개부터 인테리어까지 전 과정을 한번에 우리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공유주방 이외에도 독서실, 공유오피스 업체와 협약을 맺고 B2B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마트홈 분야도 준비하고 있다. 포스코ICT와 협약을 맺고 기반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가 구축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하고 있는데, 우리와 함께 진행 중에 있다.

LG유플러스도 협약을 맺었다. 인테리어 계약 고객에게 LG유플러스 스마트홈 시스템 구매와 설치 비용을 지원한다. 인공지능 마케팅 솔루션 도입도 종합 인테리어 서비스를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하기 위한 고도화 전략의 일환이다.

고객이 원하는건 분명하다. 저렴하면서 질 좋은 서비스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쉽지 않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종합 인테리어 서비스는 집을 소유한 50대 이상일 듯 하다. 반면 집닥은 온라인 서비스라 이들 세대가 거리감을 느낄 듯 하다.

"맞다. 집닥 주 이용자는 4050대 여성이다. 6070대도 많다. 다만 자기가 직접 서비스를 예약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녀가 대신 집닥 서비스를 알아봐 주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앱 내 이용자 경험 및 인터페이스(UX·UI)를 이들에게 맞추려고 노력했다. 50대 이상은 서비스 문의를 문자나 톡보다는 전화로 한다. 앱과 웹페이지 첫 화면에 고객센터로 바로 전화할 수 있도록 버튼을 만든 이유다.

온라인 플랫폼이라고 해서 모든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제공되지는 않는다. 인테리어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모든 서비스를 다 온라인으로 옮겨올 수도 없다. 오프라인에서 서비스하던 것 중 일부를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정도다. 고객과 현장에서 대면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인테리어 서비스 본질은 그대로 가져가려고 한다."

―직원 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는 사내 제도가 있다고 들었다. 직원 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나

"한 달에 한 번씩 직원 부모님께 5~10만원씩 입금해 드린다. 창업 초기엔 회사에 돈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이 우리 회사에 와서 일해주는게 너무 고마웠다. 그래서 직원들 부모님께 자식 보내줘서 고맙다고 계좌로 입금하기 시작한게 지금까지 이어졌다.

부모님들은 ‘좋은 회사니 불평말고 잘 다니라'고 격려해 준다더라. 회사로 선물을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다. 이외에도 1년 근무하면 3~4일 정도 해외 휴가를 보내주는 제도도 있다.

직원이 행복해야 서비스를 받는 고객도 행복을 전달받을 수 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잘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창업 초기보다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기회가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 그게 좀 아쉽긴 하다. 한 달에 한 번 셋째주 금요일에는 오후 3시에 일 마치고 맥주 마시면서 직원들과 자유롭게 얘기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집닥 창업에 이르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겪고 지금까지 왔다. 향후 계획이나 목표는

"지금도 개선해야 할 점들이 많다. 하루에도 계속 이용자 불만이 나온다. 초반엔 빠른 성장이 필요해 집닥을 쌓아올리기만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건물이 마를 시간이 필요하다.

시스템 개선 사항도 적지 않다. 집닥을 100층 정도 높이로 올려야 되는데 지금은 한 3층 정도 왔다. 아직 철근만 올렸고 마감공사도 덜 끝난 셈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회사 내에서 이런저런 문제가 발생하면 그냥 다 내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실패를 몇 번 하고 나니 세상이 달라보인다. 사소한 것들이 다 감사하다. 공기도 감사하고 눈 뜨는 것도 감사하다. 그 전에 창업했을 땐 어떻게든 성공해보려고 계속 달리기만 했다. 지금은 욕심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웠다.

그냥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서비스를 하는게 목표다. 마음을 내려놓고 사업을 하니 오히려 기회가 오고 집닥이 성장하더라. 그래서 좀만 더 좋은 서비스 만들고 ‘고객들이 좋아할 때까지 고생해보자’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 이렇게 일하다 죽는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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