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문용식 원장 “디지털 역량 사업 핵심 키워드는 '거버넌스', 콘트롤 타워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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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6.24 06:00
취임 1년 2개월 차를 맞은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이하 NIA) 원장은 사업가 출신답게 남다른 추진력과 열정을 자랑한다. 고집도 있다. 홍보팀은 인터뷰를 대비해 미리 준비한 답변서를 만들었지만, 문 원장은 "거기 써진대로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고민해온 생각을 가감없이 풀어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문 원장은 2018년 4월 취임 후 줄곧 데이터 경제에 집중했다. 문재인 정부는 같은 해 8월 혁신성장 전략투자 방향을 발표하며 데이터, 인공지능(AI), 수소경제를 플랫폼 경제 구현을 위한 '3대 전략투자 분야'로 선정했다. 문 원장 취임 후 4개월 만의 일이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 이진 기자
2019년에는 ICT 기술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에 힘을 싣는다. 문 원장은 2018년 하반기부터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2019년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후반기 문재인 정부의 비전에는 ‘혁신적 포용국가 구현’이 포함됐다. 혁신적 포용국가 실현을 위해 사회적 약자를 포함해 모든 국민이 디지털 기술과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디지털 포용이 중요한 어젠더로 부상한다.

그 연장선으로 NIA는 최근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데이터 고속도로', ‘디지털 정부(스마트 정부)’, ‘디지털 시민역량 강화'를 3대 국가 어젠다로 수립했다.

서울 중구 청계천로 서울사무소에서 IT조선과 만난 문 원장은 기존 전자정부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 짓는 중요한 두 축의 변화가 있다면 하나는 지정학적 전환, 다른 하나는 바로 디지털 전환이다"며 "기술·산업·경제·교육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가가 전략을 잘 세우고 촘촘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대가 변하면 과제가 새롭게 주어지므로 옛날의 매너리즘으로는 미래 방향을 만들 수 없다"며 "(기존) 전자정부는 한계에 다다라 더 이상 글로벌 리더십이 생기지 않고, 관심이 떨어진다"고 일침을 놨다. AI시대, 그리고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발맞춰 전자정부 2.0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NIA 내 전자정부본부는 2019년 내 국가차원의 용어정리가 마무리되는대로 새로운 명칭으로 바꾼다. NIA는 조직개편을 통해 지능데이터본부와 디지털포용본부도 신설했다. 지능데이터는 데이터 고속도로와, 디지털포용은 디지털 시민역량 강화 어젠다와 맞닿았다.

◇ "개인비서처럼 찾아가는 공공서비스 시대 머잖았다"

문 원장은 국민의 가려운 곳을 정부가 판단해 선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공공서비스가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 / 이진 기자
그는 "개인의 정보를 국가가 관리하고 있는 만큼 변화의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며 "보안에 더 철저해야 하며, 국민들 입장에서 볼 때 더 편한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어 줄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정부가 국민 한 명 한 명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예측하고, 찾아가서 제공하는 기술적 토대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며 "꿈만 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10~20년 안에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고 확신에 차 말했다.

그는 "복지전달 체계가 정교해지고 자동화되면, 국민이 요청하지 않아도 알아서 복지 서비스를 챙길 수 있다"며 "국민들 역시 대우받는 느낌이 들고, 만족도가 올라갈 것이다"고 예측했다.

◇ 요람에서 무덤까지 디지털 세상…"디지털 그늘 없애기 위한 콘트롤 타워 필요"

기술의 쾌속발전은 정보격차 문제가 뒤따른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디지털 시대에서 살아 온 디지털 네이티브와 아날로그 세대의 간극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민역량’ 강화를 그가 외치는 이유기도 하다.

해외에서 통용되는 ‘디지털 시티즌십'이라 표현한다. 학계에서는 ‘디지털 시민성'으로 번역한다. 하지만 문 원장은 ‘디지털 시민역량'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문 원장은 "영어에서 ‘십(ship)’이 들어간 말을 번역하는 것이 쉽지 않다보니, 국민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역량'이란 표현이 좋을 것 같았다"며 "디지털 시민역량은 역량뿐만 아니라 소양, 책임, 권리, 의무가 다 포함된 말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디지털 시민역량 강화는)중요한 사업인 만큼 어느 한 부처만 감당할 수가 없고, 범부처 협력과 민관의 협력체계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지원 체계가 너무나도 부실해 곳곳에 구멍이 뻥 뚫려있다"고 성토했다.

. / 한국정보화진흥원 제공
5000만 국민의 디지털 시민역량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 체계가 공백 상태란 것이다. 그는 콘트롤타워의 필요성을 힘주어 말했다.

문 원장은 "국무총리실 산하(가칭)디지털시민역량강화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정책을 수립하고, 수립된 정책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감독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자체마다 집행조직인 ‘디지털 시민역량 센터'를 둬 흩어져 있는 기관들을 묶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집행체계를 갖추자는 제안도 (정부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법 제정도 추진한다. (가칭)디지털시민역량강화에관한법률안이다. 현재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협력해 법안 초안을 마련 중이다.

정부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며 시범 사업도 준비 중이다. 현재 부산, 충청, 전남 등 3개 지자체 정도와 협력해 거점으로 삼는다. 흩어진 각 부처의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는 형태의 방법을 논의 중이다.

◇ 중요성은 늘고 예산은 줄고

정부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는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이 상당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 원장은 "이런 (디지털 포용) 문제 일수록 반응은 일관되다"며 "총론은 찬성 각론은 반대다"고 말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결국 정치적 리더십을 지닌 결정권자의 추진력이 어떻느냐에 따라 정책 집행의 향방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그는 "디지털 디바이드 문제를 국가차원에서 해결하지 않으면, 어르신들이 KTX 표도 못 끊고, 식당에서 키오스크 결제를 하지 못해 밥도 못 먹는 상황이 생긴다는 문제점은 여야 모두 공감한다"며 "하지만 거버넌스를 정리하다보면 권한 조정 단계에서 결국 숟가락 싸움이 시작돼, 결국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돈’도 문제다. 문 원장은 정부가 진흥에는 관심을 쏟지만 역기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서슴지 않았다. 디지털 포용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예산이 갈수록 줄고 있는 실정도 토로했다.

NIA에 따르면 매년 3% 수준으로 관련 예산이 줄고 있으며, 2019년 예산은 230억원쯤이다.

그는 "중요하다고 하지만 예산은 점점 줄고 있다"며 "주무부처는 산업 진흥에 초점이 맞춰있다보니 5G를 끌고 가는데 급급해 그로 인해 생겨나는 그늘(역기능)에는 무관심한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범부처 가버넌스를 정비하는 것이 급선무고, 그다음 민관협력체계를 형성해 부작용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며 "이를 위해 국가가 일회성 선언이 아닌 일관되게 집행하는 뒷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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