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디자인과 레트로 감성으로 80여년동안 폭스바겐을 상징해온 비틀이 단종된다.

 폭스바겐 비틀. / 폭스바겐 제공
폭스바겐 비틀. / 폭스바겐 제공
10일 오토블로그에 따르면 폭스바겐이 이번주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에서 비틀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누적 20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한때 독일 국민차로 불렸던 비틀은 모델 노후화와 소형 SUV 인기 등으로 최근 고전을 면치 못했다. 최근까지 멕시코에서 명맥을 이어왔지만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기엔 힘이 부쳤다.

비틀은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정부의 요청으로 개발된 차다. ‘국민차'를 만들 제조사가 필요하다는 아돌프 히틀러의 지시로 폭스바겐이 설립됐고, 회사의 첫번째 히트작이 1938년 양산에 돌입한 비틀이다. 2차 대전 이후에도 합리적인 가격과 안정적인 성능, 당시로선 파격적인 곡선 위주의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인기를 누리며 독일 경제부흥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1978년 비틀은 미국과 유럽의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생산 중단을 겪기도 했다. 이후 1990년대 고전적인 디자인과 개선된 파워트레인을 결합한 ‘뉴비틀'이 등장하면서 레트로 열풍을 주도했다. 2018년 폭스바겐이 공식적으로 단종 계획을 밝혔지만, 전기차 등으로 개발이 논의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로 자동차 디자인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독일의 실용성을 담은 비틀이 해외에서 ‘아이코닉 카'로 성공한 사례는 자동차 업계에서도 자주 회자된다. 베른하르트 리게르는 2013년 저서 ‘인민의 차(The People’s Car)’에서 "비틀은 전후 서독에서 낮은 가격과 높은 내구성 및 품질을 앞세워 자동차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며 "반면 미국에서는 크기와 쇼맨십이 지배하던 자동차 문화에 파격적인 충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지막 비틀'인 비틀 파이널 에디션은 멕시코 공장에서 총 5961대 생산됐다.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에서는 10일(현지시각) 기념식을 진행한 뒤 일부 양산된 비틀을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