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갈등 속 한상혁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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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8.31 06:00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는 시작부터 고성이 난무했는데, 청문 보고서 채택 과정도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정보위원회(이하 과방위)는 30일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진행했다. 자정이 가까울 무렵 청문회가 끝날 만큼 자유한국당의 반발이 거셌다.

30일 국회서 열린 인사 청문회 중 질의에 답변 중인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 류은주 기자
31일 야당 과방위 한 관계자는 "자료 제출이 미흡한 것에 대한 일부 의원의 반발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당 과방위 한 관계자 역시 "(자유한국당이) 채택을 하지 읺겠다는 의견을 낼 가능성이 높다"며 "다음주 월요일(2일) 또는 그 이후 방통위원장 청문 보고서 채택 관련 회의를 추진할 듯하다"고 말했다.

한상혁 청문회인데 ‘이효성·조국' 언급만 수차례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30일 오전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한상혁 후보자 자질 문제와 함께 자료 제출 관련 불성실한 태도를 지적했다. 또 이효성 방통위원장 출석 문제를 놓고 여야 의원 간 입씨름을 벌였다.

오전 10시 시작된 인사청문회의 본 질의는 청문회가 시작된 후 40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문회 시작 전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10명의 증인 신청을 했고, 이효성 방통위원장 만이라도 출석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것마저 응하지 않아 유감이다"고 말하며 "청와대의 사퇴 압력 의혹을 밝히기 위해 이효성 위원장을 증인으로 출석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한상혁 후보자의 모두발언 이후 주어진 의사진행 발언 시간에 이효성 방통위원장의 사임 이유를 정확히 밝히고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여야 간사 간 협의를 요구했다.

여당 측은 ‘한상혁 청문회'지 ‘이효성 청문회'가 아니라며 반발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효성 위원장 증인 채택여부는 여러차례 간사 간 협의가 된 부분이다"며 "청문회 당일 와서 이효성 위원장을 부르라는 것은 대단히 무리한 요구며, 본인이 자의로 물러나겠다고 언론에 밝혔는데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타의로 물러났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냐"며 받아쳤다.

이어 "외압에 의해 물러났다는 것은 자유한국당 측의 생각일 뿐, 이효성 위원장을 부르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 후보자 관련 부당 소득공제와 다운계약서 의혹 등을 거론하며 "자기에게 관대하고 남에게 잔인한 것이 좌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다"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가려져서 그렇지 한상혁 후보자는 언론계 조국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도 "조국 후보자의 비리가 핵폭탄급이다 보니, 가장 덕 보는 사람이 한상혁 후보자다"며 "무자격 후보를 놓고 쓸데 없는 청문회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한 후보자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재임 기간 MBC 소송 대리인을 맡은 것은 임명 전 3년 이내 (방통위 업무와)관련 깊은 곳에 종사한 사람을 임명할 수 없다는 법에 위배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후에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한 후보자에게 ‘방송계의 조국'이란 표현을 수차례 사용했다.

한 후보자 정치 편향성 집중공세

여야는 한 후보자의 적격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야당은 변호사로서 진보 성향 언론사들의 소송을 다수 맡았고 언론단체의 대표였던 이력을 문제 삼았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 / 류은주 기자
윤상직 의원은 한 후보자가 진보언론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공동대표를 지낸 이력을 거론하면서 "편향된 시작을 가진 사람은 방통위원장으로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한 후보자가 18년간 생계형 좌파 변호사로 성공해 인생 역전을 했다"며 "편파성, 편향성을 고려할 때 방통위의 독립성, 공정성을 확보할 인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 후보자가 공동 대표로 있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한 나쁜 보도 리스트에는 주로 보수 언론(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이, 좋은 보도 리스트에는 진보 언론(한겨레, JTBC 등)이 포함됐으며 한 후보자는 주로 진보 언론 관련 소송을 수임했다"고 지적했다.

최연혜 의원은 "한 후보자는 MBC와 오랜 기간 유착 관계를 형성해 KBS와 차별이 생길 수 있고 종편에 대해 편파적일 수 있다"며 "모두발언을 보면 인터넷 방송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편향성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후보자의 학생운동과 사회운동 이력을 치켜세우며 "의지를 지켜온 분인데 일부 의원들이 이념적인 편향성,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시비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성수 의원 역시 "MBC 관련 소송을 많이 수임한 것으로 편향된 좌파 변호사라 주장하는데, 중립성에 문제가 되느냐"며 "MBC 전체적으로 진보 좌파언론이라 규정하는데, 그렇지 않을 때도 많았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이런 지적에 "방통위원장 어느 일방의 의견만 가지고 정책 수립 집행할수 없다 생각한다"며 "시민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을 들어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다"고 말했다.

또 "개인 한상혁(민언련 대표로 활동한)과 방통위원장으로서의 한상혁은 전혀 다른 존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野 답변태도 지적하며 윽박지르자 與 "품격 지켜라"

이날 여야 의원들은 한 후보자의 답변 태도를 놓고도 의견을 달리했다. 질의 도중에 한 후보자가 웃음을 지어보이자 김성태 의원과 최연혜 의원이 언성을 높였다.

김성태 의원은 "지금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왜 웃냐"며 "답변 태도가 아주 불성실하다"고 말하며 노웅래 위원장에게 엄중한 경고를 요청했다.

이에 이종걸 의원은 "지나친 지적 같다"며 "빈정대는 것을 목격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소리를 지르냐"고 따졌다.

노 위원장은 "표정까지 우리가 뭐라 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라면서도 한 후보자에게 "감안해서 답변해달라"고 중재했다.

한 후보자의 답변 태도를 놓고 윤상직 의원이 언성을 높이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품격을 지켜달라"며 "윽박지르지 말라"고 요청했다.

이에 윤상직 의원은 "답변을 이상하게 해서 언성이 높아진 것이다"고 받아쳤으며, 최연혜 의원 역시 "한 후보자가 질의할 때 웃는 등 이해가 안 되고 납득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인다"며 "같은 의원을 존중해달라"고 말했다.

청문회 내내 자료 제출 실랑이…보고서 채택 빨간불

오전 10시 시작한 인사 청문회는 오후 11시 40분쯤 마무리됐다.

오후 질의 시간 김성태 의원은 "저녁 식사 후 자료를 제출하는 것은 청문회를 무시하는 것이며, 검증을 피하려는 꼼수다"라며 "수임 자료 내용 파악이 어렵고 결격사유에 해당하는지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다보니 추가로 자료들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30일) 청문회 종료 후에도 법적 조치를 비롯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검증하겠다"며 "최대한 자료 제출을 할 것을 요청하며, 그 전에는 어떤 합의나 의결이 없다는 것을 미리 말씀드린다"고말했다.

김성태 의원의 발언은 청문보고서 채택에 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인사청문회법상 청문보고서를 20일 안에 채택하지 못하는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다시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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