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은 호텔예약서비스(B2C)를 넘어 글로벌 호텔 B2B(기업 간 거래) 시장까지 공략하는 행보로 풀이됐다. 호텔용 물품 공급 물류망과 자동 숙박관리 시스템 기반을 닦아 해외 호텔 고객사를 더 많이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여기에 야놀자는 클라우드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세계 호텔관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 야놀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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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 기업 인수…B2C·B2B 아우르는 기업 변신 꾀한다

야놀자는 5일 인도 채널관리시스템(CMS)·객실관리시스템(PMS) 기업인 이지 테크노시스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PMS는 호텔 통합관제 시스템이다. 이지 테크노시스의 세계 160개국 1만3000개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이번 인수로 야놀자는 세계 2위 CMS와 PMS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야놀자가 2016년부터 M&A한 국내외 기업은 9개사에 이른다. 2016년 7월 호텔 타임커머스 플랫폼인 호텔나우와 2018년 레저 플랫폼 레저큐를 인수했다. 같은해 동남아 호텔체인 젠룸스에 인수를 조건으로 170억원을 투자했다. 야놀자는 게스트하우스 플랫폼 ‘지냄',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랜트립' 등을 인수 또는 투자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B2B 영역 기업이다. 야놀자는 국내 1,2위 PMS 기업인 ‘가람’과 ‘씨리얼’을 인수하는 한편 5월에 국내 호텔 디지털 플랫폼 공동개발을 위해 산하정보기술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B2C를 넘어 B2B 영역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시도다. 호텔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숙박업의 매출 극대화와 비용 절감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게 됐다. 숙박 제공업체로선 그간 디지털화에 드는 비용이 수입보다 많은 문제가 있었다. 호텔 솔루션 제공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야놀자는 자신했다.

김종윤 대표는 "야놀자는 호텔이 객실을 판매하면 중간 수수료 떼고 호텔에 돌려주는 플랫폼 사업자로 매개체 역할만 했다"라면서 "앞으로 호텔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호텔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낮출 방안을 제공하는 플랫폼을 위해 시스템과 하드웨어 사업을 한다는 설명이다.

야놀자는 호텔에 쓰이는 각종 부자재(어메니티: amenity) 등 유통시장도 노린다. 어메니티는 호텔이 제공하는 각종 욕실용품과 소모품을 일컫는다. 2018년 인수한 국내 최대 숙박비품 유통기업 한국물자조달이 대표 사례다.

야놀자 관계자는 "M&A는 시장을 개척하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자 기업 성장의 정석"이라면서 "우리 플랫폼에서 예약이 되지 않는 여가활동(액티비티)를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화와 M&A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와 블록체인은 여행업계 문제 해결사"

야놀자는 블록체인과 클라우드 기술도 적극 도입한다. 글로벌 여가 플랫폼이 되겠다고 천명한 이 회사는 두 기술을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본다.

김종윤 야놀자 대표가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9 (UDC 2019)’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업비트 제공
김종윤 야놀자 대표가 ‘업비트 개발자 컨퍼런스 2019 (UDC 2019)’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업비트 제공
블록체인은 글로벌 결제 부문에서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다. 환전이 필요없을 뿐만 아니라 리워드를 통한 고객 충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야놀자는 티몬이 내놓은 블록체인 결제시스템 ‘테라 엑스’를 연동했다. 김종윤 대표에 따르면 향후 다양한 암호화폐가 결제수단이 될 전망이다. 블록체인의 높은 보안성과 정합성도 새 서비스를 내놓을 근간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권 정보 활용이 그렇다. 여권에 국적을 비롯한 다양한 개인정보가 담겼다. 해외에서 개인 신원을 보장하고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증표다. 이를 이유로 호텔 체크인 때 여권 정보를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김종윤 대표는 "여권 정보를 복사해 보관하는 사업이 없었는데 블록체인 기술로 가능해졌다"라면서 "그간 규제 때문에 어려웠던 개인정보보호, 비대면 활용도 가능해져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는 소비자 보상을 제공하는 적절한 수단이다. 한국 관광객이 야놀자를 통해 미국 뉴욕 현지 식당을 이용한 다음 포인트를 적립받는 식이다. 특히 쇼핑, 레저, 교통을 연결하는 매개체를 제공해 고객 편의성도 높인다. 이를 위해 야놀자는 밀크라는 트래블 코인의 파트너사로 참여했다. 다만 야놀자가 해당 암호화폐를 서비스에 도입하는 구체적인 시기를 정하지 않았다.

김종윤 대표는 "블록체인 에코시스템 안에서 기회를 창출하고 우리 고객이 호텔 비즈니스 파트너사와 혜택을 나눌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기회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PMS를 바탕으로 고객에게는 좋은 경험을, 호텔 고객사에는 관리 비용을 절감할 통합 자동화 솔루션을 글로벌화할 것"라며 "글로벌 호스피탈리티 시장에서 기술 혁신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