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창업가 ‘무재고・무사입 배송대행 전문셀러’가 각광을 받고 있다. 온라인 유통시장 급성장과 함께 등장했다. 쉽게 표현해 ‘온라인 판로 지원자'다. 제조사를 대신해 지역과 국경을 허문 인터넷망을 통해 국내외 시장에 상품을 판매한다. 핵심은 ‘무재고・무사입’이다. 기존 도매상은 재고를 떠 안고 사업을 한다. 부침이 있다보니 재고처리에 골머리를 앓는다. 배송대행 전문셀러는 다르다. 제조사로부터 상품 자료를 받아 인터넷쇼핑몰에 포장해 올린다. 시스템으로 판매(고객 주문)와 동시에 상품이 제조사 창고에서 고객에게 이동한다. 전문셀러는 물건을 만지지도 관리하지도 않는다. 1인 창업 지원을 위해 전문셀러 양성기관 ‘도매꾹도매매교육센터'를 운영중인 도매꾹 지원으로 성공 전문셀러를 만난다. [편집자주]

"가장 큰 문구점이었던 M사의 인천 총판이 보유한 달력 모두를 제가 판매했죠!"

무재고・무사입 배송대행 전문셀러이자 현재는 사업 노하우 전수를 위해 강사로 활동중인 정문진 셀파(옛 도매만상) 대표 말이다.

정문진 셀파 대표./사진 김준배 기자
정문진 셀파 대표./사진 김준배 기자
문구류와 사무용품을 취급하는 정 대표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달력 선물이 급감한 2016년 말 달력만 5000개 이상 판매했다. 대박 기록 이유는 간단했다. 당시 시장에 예년과 달리 달력 수요가 급증해서다.

"매년 은행에서 달력을 무료로 뿌렸는데 그해에는 달력을 나눠주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쇼핑몰에 각종 달력을 올려놨죠. 그러자 대량 주문이 물밀듯이 밀려왔습니다."

정 대표는 당시 월 취급액(판매액) 1억원을 넘었다.

정 대표는 전문셀러 시장 초기에 진출했다. 당연히 시행착오도 많았다. 맨땅에 헤딩하며 성장해온 것이다.

과정은 이랬다. 직장을 찾던 그에게 문구점을 하던 친척분이 문구류 온라인 판매를 제안한 것. 쪽방에서 PC 하나를 놓고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 몇개 대형 쇼핑몰에 입점했지만 반응은 전무했다.

"250개 상품을 올려놨는데 한달동안 거의 판매가 되지 않았습니다. 당시 문방구에서 가장 잘 팔리는 물건들이었는데 의아했습니다. 쇼핑몰들을 자세히 보니 제가 올린 상품들이 검색 결과에서 첫페이지나 두번째 페이지가 아닌 그 뒤에 올라와 있는 것입니다."

고민하다 찾은 곳이 광고대행사다. 광고를 해야 매출이 올라간다고 생각한 것이다. 첫달 광고비로 100만원을 쓰고 나서야 매출이 발생했다. 하지만 손익을 따져 보면 이 또한 밑지는 장사였다.

"다시 연구를 했습니다. 곰곰히 따져보니 대행사에서 광고키워드를 잘못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고등학생용 필통인데 초등학생용 필통 키워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죠. 대행사는 수많은 상품을 취급하다 보니 저만큼 연구를 할 수 없는 것이죠."

참다 못한 정 대표는 광고를 직접 배우기 시작했다. 광고 관련 서적을 읽고 온갖 교육을 받았다. 그러면서 로그분석도 알게 돼, 함께 공부했다. 광고 개념을 이해하고 로그 분석을 할 수 있게 되자, 소비자가 찾고 이용하는 키워드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잘 팔리는 상품군이 눈에 들어왔다. 이는 바로 실적 증가로 이어졌다.

자신감을 얻은 정 대표는 지난해부터 해외 구매 대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중국 대표 쇼핑몰 타오바오 입점 상품을 국내에서 판매한다. 타오바오 상품 구매대행을 하는 것. 현재는 타오바오 비중이 국내 조달 비중보다 높다.

정 대표는 ‘배송대행 전문셀러’만큼 1인 창업가에게 어울리는 사업이 없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거래규모가 커지면서 사람을 여럿 뽑았는데, 그 때마다 얼마 안 있어 나갔습니다. 이들이 혼자해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직접 사업을 한다니 막을 수 없었죠."

물론 이들이 독립해 모두 성공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배송대행 전문셀러 일이 손이 많이 가고 초반에 익숙해지기까지 많은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노력하고 시간을 투입한 만큼 결과를 얻는게 배송대행 전문셀러"라며 "초기에 매출이 안 나올 때 낙담하지 말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