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 폰 이어 블록체인 폰까지...혁신 잰걸음 ‘삼성전자’
차기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하는 LG...블록체인은 언제쯤?

삼성전자와 카카오가 협력해 블록체인 요소가 깃든 ‘클레이튼폰’을 출시했다. 국내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가운데 최초 시도다. 업계는 삼성전자 국내 최대 경쟁사인 LG전자가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나설지에 주목한다.

./클레이튼폰 홈페이지 갈무리
./클레이튼폰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X 삼성전자 콜라보 ‘클레이튼폰’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암호화폐 클레이(KLAY) 전용 월렛(지갑) 등을 탑재한 클레이튼폰(KlaynPhone)을 출시했다.

클레이튼폰은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와 삼성전자가 협력해 만든 갤럭시노트10·10+ 기반 스마트폰이다.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 제품은 6일부터 SK텔레콤에서 구매할 수 있다. 출고가는 갤럭시노트10 기준 124만8500원이다.

여기에는 클레이튼 암호화폐 지갑 ‘클레이튼폰 월렛’과 삼성전자 암호화폐 지갑 앱 ‘블록체인 키스토어’가 함께 탑재됐다. 또 픽션 네트워크, 우먼스톡, 해먹남녀, 피츠미, 앙튜브 등 블록체인 기반 앱(BApp) 5종도 기본 탑재됐다. 그라운드X는 향후 클레이튼 비앱을 지속 추가할 예정이다.

클레이튼폰 구매자는 모두 카카오 암호화폐 ‘클레이’ 2000개를 지급받는다. 아직 클레이가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아 정확한 가치는 추산하기 힘들다. 클레이는 이달 말 업비트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에 최초 상장된다. 거래가 이뤄지는대로 초기 가격이 형성될 전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반 사용자가 보다 쉽게 블록체인 서비스를 접할 수 있도록 기획한 상품이다"면서 정확한 기획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판매 주체는 삼성전자가 아니라 그라운드X다"라며 삼성전자는 제조사 역할만을 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블록체인 건드린 삼성에 대응 반격 나설까

관련업계는 경쟁사인 LG전자도 곧 블록체인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이미 블록체인 기업과 디앱 시장조사를 끝내고 스마트폰에 블록체인 기능 탑재를 시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무성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혁신 행보에 LG도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그라운드X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 노드로 참여하는 LG전자가 기도 못 펴보고 삼성전자에 혁신 기회를 빼앗긴 셈이다"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LG전자는 디앱 및 블록체인 기업 시장조사를 마친 상태다. 삼성이 암호화폐 지갑 앱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공개한 직후 LG 관계자들은 국내 디앱(DApp) 개발사를 여럿 만나고 다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탑재에 앞서 특정 디앱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을 듣고 다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신상품을 출시하면서 삼성전자보다는 한 발 느리게 움직였다. 블록체인 역시 마찬가지다. 2월 삼성전자가 암호화폐 지갑 앱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공개한 뒤 (그로부터 5개월 후) LG전자는 한국과 미국 특허청에 암호화폐 전자지갑 ‘씽큐월렛’ 상표출원을 신청했다.

LG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LG는 이질감없이 블록체인을 스마트폰에 입히는 것을 내내 고민해왔다"며 "(LG는) 최근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에 열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 갤럭시가 폴더블 폰을 들고 나오면 LG가 듀얼 스크린으로 맞대응했듯,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색다르게 준비하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 고민 시간이 너무 길었다는 평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클레이튼 입장에서는 LG전자보다 삼성전자가 더 매력적인 파트너다"라며 "클레이튼 목적은 일반 소비자도 클레이튼 서비스에 보다 쉽게 접하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이 지원 안되는 LG 스마트폰보다는 월렛을 탑재하고 디앱사를 추가하는 삼성전자를 택하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카카오는 LG전자와 콜라보에 대해 선을 확실히 그었다. 카카오 관계자는 "LG전자는 클레이튼 블록체인 플랫폼 노드 운영을 맡은 거버넌스 카운슬이다"라며 "블록체인 폰과 관련해서는 진행 중인 논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