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8K TV를 팔려면 제대로 동작하는 제품이어야 한다. 9월 17일 서울 여의도 LG전자에서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8K TV 화질·성능 검증 행사를 열겠다."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 부사장이 독일 베를린 IFA 2019 현장에서 던진 말이다. 박 부사장은 이어 "LG전자의 주장은 명확하다. 많은 기업이 합의하고 전문가와 기관 검증까지 거친 화질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해관계를 가진 기업이 모여 업계 기준을 만들면 시장이 왜곡될 우려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TV는 수많은 화소의 조합으로 화면을 만든다. 8K는 가로 7680개에 세로 4320개, 합 3320만개 화소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단순히 화소가 많다고 고화질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화소와 화소 사이를 선명하게 구분하는 능력 ‘화질 선명도(이하 CM, Contrast Modulation)’도 중요하다.
과거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화소 보간’이 유행했다. 화소수를 높이기 위해 사진 크기를 4배 늘린 후, 틈이 헐거워진 화소 사이사이를 인접한 화소의 색깔로 대체하는 원리였다.
600만화소 디지털 카메라로도 1200만화소 사진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었으나, 화질은 크게 떨어졌다. 8K TV가 제대로 된 화질을 표현하려면 반드시 높은 CM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CM 검증은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이하 ICDM, International Committee for Display Metrology)가 맡는다. LG·삼성전자와 파나소닉 등 50여개 제조사와 전문 인증 기관, 전문가 250여명이 모여 결성한 업계 수위의 전문기구다.
LG전자는 ICDM에게 8K OLED TV의 CM 검증을 받은 결과 합격선 50%는 물론 90% 이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 QLED TV의 검증 CM은 13%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측은 ICDM의 과거 기준으로 8K 화질을 인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8K 협의체를 결성해 새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또 반박했다. 8K 협의체는 제조사 모임이다. 기업의 이해관계가 반영될 수 있기에 업계에 통용될 기준을 만드는 ‘인증 기관’ 역할을 할 수 없다는 논리다. 축구협의체(협회)가 축구 규칙을 만들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LG전자는 "삼성전자는 2016년 자사 뉴스룸에 고해상도 TV에 CM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며 "삼성전자가 2016년 5월 회의에서 ICDM 기준에 동의한 기록도, UHD TV 홍보 게시물에 선명도 기준으로 CM을 명시해야 한다고 쓴 기록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논란에 대해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제품이 시장에 자리 잡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본다며,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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