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 다수 등장했다. 일부 업체는 구체적인 유럽시장 진출 계획까지 공개했다.

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참가한 중국 자동차 브랜드는 전기차 제조사 바이톤, 창청기차의 SUV 브랜드 웨이(WAY), 중국 토종 고급차 브랜드 홍치 등이다. 중국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의 대세인 SUV를 중심으로 전시장 부스를 꾸렸다. 홍치는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유럽 시장에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바이톤은 유럽 및 북미 시장 진출 계획을 공식화했다. 웨이는 2022년 유럽 판매가 목표다.

중국 업체 중 주목도가 높았던 곳은 바이톤이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기업으로, BMW의 전동화 브랜드 ‘i’를 총괄했던 칼스튼 브라이트펠드가 CEO직을 맡은 회사다. 올해 모터쇼에 전기 SUV M-바이트를 세계최초 공개했다. 2020년 2분기 중국 판매에 돌입, 유럽과 미국에서 예약 주문을 받을 예정이다. 글로벌 판매는 2021년 시작한다.

 바이톤 M-바이트.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 중국 매체는 물론 유럽 언론들도 관심을 나타냈다. / 바이톤 제공
바이톤 M-바이트.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 중국 매체는 물론 유럽 언론들도 관심을 나타냈다. / 바이톤 제공
M-바이트는 순수 전기 SUV로 후륜구동 기반의 기본형, 4WD 방식의 고급형 등 2종이다. 기본형은 72㎾h 배터리를 탑재해 최고 출력 200㎾(약 272마력), 1회 충전후 주행가능거리 224마일(약 360㎞, 이하 WLTP 기준) 등의 성능을 발휘한다. 고성능 제품은 95㎾h 배터리를 장착, 주행거리를 270마일(약 435㎞)까지 확보했다. 음성인식, 모션컨트롤, 대화면 디스플레이, 5G 기반 커넥티드 시스템 등을 탑재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가격은 4만5000유로(한화 약 5900만원)부터 시작한다.

웨이(WAY)는 VV7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무대 위에 올렸다.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정책을 본격화한 유럽 시장에 맞춤식으로 준비한 차다. 중국에서 검증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2022년 유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수출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웨이 VV7 PHEV. 2022년 독일 판매 시작이 회사 목표다. / 안효문 기자
웨이 VV7 PHEV. 2022년 독일 판매 시작이 회사 목표다. / 안효문 기자
웨이 VV7 PHEV는 길이 4760㎜, 너비 1931㎜, 높이1655㎜, 휠베이스 2950㎜ 등 중형 SUV로 현대차 싼타페 등과 비슷한 크기다. 파워트레인은 4기통 2.0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7단 습식 듀얼클러치(DCT) 등의 조합이다. 최고167마력, 최대 약 39.5㎏·m의 성능을 발휘한다. 구동방식은 앞바퀴가 앞축, 모터가 뒷축을 담당하는 4WD다. 17.1㎾h 배터리를 탑재, 기름 소비 없이 전기만으로 70㎞까지 주행 가능하다.

이밖에 홍치는 오프로드 콘셉트카 E115를 출품했다. 중국 내 선호도 높은 고급 브랜드란 점을 강조, BMW X7과 벤틀리 벤타이가 등 유럽 고급 대형 SUV를 경쟁상대로 지목했다.

 홍치 E115. 고급 오프로더를 표방한다. / 안효문 기자
홍치 E115. 고급 오프로더를 표방한다. / 안효문 기자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그간 내수 시장 공략에 집중해왔다. 연간 2800만대에 달하는 대형 시장을 확보한만큼 수출물량 확보가 절박하지 않았다. 유럽과 미국. 한국과 일본 등 선행 업체들과 비교해 브랜드 인지도 및 기술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도 컸다. 그러나 최근 중국 업체들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기차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속속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2018년 제네바 모터쇼에 등장했던 지리자동차가 대표적이다. 지리자동차는 스웨덴 볼보자동차의 대주주로, 빠른 속도로 기술력과 품질을 확보해 나간다는 평가다.

모터쇼장에서 만난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들의 전시차들이 유럽 시장 트렌드에 부합하고, 품질도 많이 좋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중국 업체들도 유럽 시장에서 단기간 내에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란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유럽 진출이라는 상징성과 기술력 검증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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