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몰 시대] ⑰강석훈 에이블리 대표 "패션을 잘 몰라 패션플랫폼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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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10.18 18:50 | 수정 2019.10.21 16:28
글로벌 IT 시장의 트렌드는 5세대 통신 상용화와 제4차 산업혁명의 조류가 만나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변모한다. 핵심인 플랫폼 분야를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특화 서비스, 신제품으로 중무장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쇼핑 분야는 전통적 유통 강자를 밀어낸 신진 전문몰이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강소기업 탄생의 기대감을 높인다. 기존 은행이나 카드 중심의 결제 행태는 페이 등 새로운 솔루션의 등장 후 빠르게 변모한다. IT조선은 최근 모바일 분야 각광받는 전문몰과 결제 업체 등을 직접 찾아 그들만의 사업 노하우와 미래 전략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패션을 잘 몰라 패션플랫폼을 창업했습니다."

강석훈 대표가 이끄는 ‘에이블리’는 온라인 쇼핑몰용 결제·상품 준비·배송·고객응대 시스템을 제공하는 ‘패션·뷰티 쇼핑앱’ 기업이다. 누적 다운로드 수만 500만에 달한다. 에이블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패션을 잘 모른 채 뛰어든 쇼핑몰 사업이 성격에 맞지 않아 고심 끝에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한다.

강석훈 에이블리 대표 / 에이블리 제공
경영학을 전공한 강 대표는 취직과 창업의 갈림길에서 콘텐츠 추천 앱 ‘왓챠’의 창립 멤버가 되는 길을 선택한다. 2014년 말까지 왓챠에서 영화 추천 등의 사업을 진행하던 그는 ‘콘텐츠는 의식주처럼 없어서는 안 될 영역은 아니다’라는 생각에 사업 영역 전환을 고민했다고 한다.

입지 못하거나 먹지 못하면 생활이 불가한 영역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한 그는 2015년 9월 직원 10명과 함께 10대 전문 쇼핑몰 ‘반할라’를 창업한다.

창업 2년 후, 반할라는 월매출 15억원(2017년 9월 기준)의 회사로 성장했지만, 그에겐 또 다른 고민이 있었다.

강 대표는 "왓챠에서의 5년은 IT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린 시간이었다"며 "반할라에서 2년을 보냈지만, 패션을 알지 못해 다른 직원 또는 계약사 의사결정에 의존해야 했다.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게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강 대표는 한달간 깊은 고민에 빠졌다. 결국 2017년 10월 쇼핑몰 사업을 쇼핑앱 플랫폼 제공 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한다. 그간 일군 쇼핑몰 사업 기반을 활용하면서 자신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IT 분야로 체질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강 대표는 자신의 결심에 직원들 반응이 엇갈렸다고 전한다. 그는 "소식을 듣고 일부 직원은 무섭고 불안하다는 반응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쇼핑몰에서 스타트업이 되는 것에 설레는 직원도 있었다"고 전한다. 그는 "2018년 내 동종 업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사업자가 될 것이라는 말로 직원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2년이 지난 2019년 10월, 쇼핑앱 플랫폼 에이블리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직원수 77명에 거래액은 약 150억원(2019년 9월), 하루 순 이용자 수 약 30만명에 월 순 이용자 수 약 180만명(앱스플라이어 기준) 규모로 성장했다.

시장분석업체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2019 쇼핑앱 사용자 분석 리포트'에서 에이블리는 ‘10·20대가 즐겨 찾는 패션·의류 쇼핑 앱 8월 사용자 수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가 에이블리 창업 시 직원들에게 ‘동종 업계 세 손가락 안에 들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셈이다.

2019년 6월에는 LB인베스트먼트와 코오롱인베스트먼트로부터 70억원 규모 시즈 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강 대표는 에이블리의 성공 비결을 ‘수수료 0%’로 꼽는다. 앱 모든 영역에 별도 노출 비용도 없다.

에이블리 플랫폼 서비스는 ‘파트너스’와 ‘셀러스’로 나뉜다. 파트너스는 사업을 꿈꾸는 일반인 및 인플루언서를 위한 일종의 대행 서비스다. 옷을 골라 사진을 찍어 올리기만 하면, 에이블리가 도소매시장에서 옷을 구해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결제·배송·소비자 응대 모두 에이블리가 담당하고, 거래액 10%를 일반인 및 인플루언서에게 지급한다.

셀러스는 옥션, 지마켓처럼 온라인 쇼핑몰을 모은 오픈마켓 형태 서비스다. 차이가 있다면 결제수수료 3.96%와 서버·서비스 이용료 4만9000원을 받는다.

강 대표는 "에이블리 광고를 만들어달라는 입점 업체의 요청이 많지만, 앞으로도 대형 광고 계획은 없다"며 "지금 광고를 시작하면 대형 쇼핑몰만 노출돼 작은 쇼핑몰은 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수수료 0원 정책도 앞으로 유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에이블리에 입점한 쇼핑몰에서 올린 상품 이미지 / 김동진 기자
강 대표의 최종 목표는 해외진출·카테고리 확장·창업 플랫폼 구축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쪽에서 벌써 서비스 요청이 들어왔다. 한류를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에이블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고 밝혔다.

이어 "옷뿐 아니라 신발, 잡화 등 패션 관련 모든 상품을 다루도록 서비스 카테고리를 넓히고 싶다. 애플 앱스토어처럼 누구나 쉽게 이용하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창업 플랫폼도 만들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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