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잠재 시장…‘군심’ 저격 나서는 조립PC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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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11.02 06:15
결격 사유가 없는 대한민국 성인 남성이라면 18개월~21개월의 국방의 의무를 마쳐야 한다. 물론, 스스로 직업군인이 되어 영토 수호에 앞장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제1선에서 국방을 책임지는 이들인 만큼, 보답 차원에서 장병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이벤트도 적지 않다. 음식점이나 쇼핑몰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군경 할인’이 대표적이다. 휴가나 외박 등을 나온 장병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한 사회적 배려다.

최근 게이밍 PC 및 그래픽카드 전문업체 조텍코리아가 진행한 장병 대상 이벤트가 화제다. 휴가를 나온 국군 장병에게 고성능 게이밍 PC를 대여해주는 행사다. 입소문을 타면서 행사 시작 닷새 만에 수천여 명이 넘는 예약자가 몰렸다. 예상 이상의 호응이라는 게 조텍 관계자의 말이다.

조텍코리아가 현역 국군 장병들에게 대여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조텍 게이밍 멕 미니’ 게이밍 PC. / 조텍코리아 제공
대여해주는 PC는 조텍이 최근 출시한 콤팩트 게이밍 PC ‘조텍 게이밍 멕 미니(MEK MINI)’다. 일반 타워형 PC의 1/3 정도의 작은 크기에 인텔 9세대 코어 i5 프로세서, 지포스 RTX 2060 그래픽카드를 탑재했다. 대다수 최신 인기 게임을 준수한 화질과 쾌적한 퍼포먼스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사양이다.

‘군심(軍心)’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벤트를 추진한 것이 큰 호응의 비결이라고 조텍 관계자는 설명했다. 20대 초반이 대부분인 현역 국군 장병들이 막상 휴가나 외박을 나왔을 때 ‘즐길 거리’가 별로 없는 것에 착안했다. 또래 친구들 역시 군 복무 중일 경우 만날 사람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영화나 공연 관람 등 문화생활을 즐기는 방법도 있지만, 모든 장병이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여행 등을 다녀오기에는 시간이나 신분적인 제약이 크다.

게임을 좋아하는 장병이라면 입대 전에 즐기던 게임이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최신 게임을 즐기면서 휴가를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한 기간의 휴가를 받을 수 있을 때쯤이면 기존에 보유하던 PC는 한물간 ‘구형 PC’가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 부품을 업그레이드해 성능을 높일 수는 있지만 적지 않은 돈이 들고, 제대 후에는 다시 ‘구형 사양’이 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조텍 담당자는 "예전에는 휴가나 외박을 나온 국군 장병들이 최신 게임을 즐기기 위해 인근 PC방을 찾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조용하고 주변의 방해가 없으며 본인에게 가장 편한 자택에서 좋아하는 게임을 맘껏 즐기는 것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며 "최신 게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PC를 휴가 기간 집에서 맘껏 이용할 수 있는 만큼, 게임을 좋아하는 장병이라면 매력적인 제안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예상 이상의 호응에 조텍코리아는 주요 협력사들과 함께 장병 대여용 PC의 수량을 늘리는 것을 검토 중이다. 더 많은 장병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싶다는 것이 조텍 측의 설명이다.

PC 업계 입장에서는 ‘60만 잠재고객’ 갖춘 큰 시장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고성능 게이밍 PC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동시에 ‘현역 국군 장병’은 국내 PC 업계의 최대 잠재 고객층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제대 후 사회에 복귀하면 가지고 있던 PC의 대부분이 평균 2년 이상 된 ‘구형 PC’로 전락한다. 게임을 비롯한 각종 최신 콘텐츠 및 애플리케이션을 쾌적하게 이용하려면 대대적인 업그레이드 또는 신규 PC 구매는 필수다.

용산의 한 조립PC 전문업체 관계자는 "최근 완성품 조립PC 구매자 중에는 갓 제대했거나, 말년 휴가를 나온 국군 장병들도 적지 않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유튜브 등을 통해 소개한 게이밍 조립PC 사양과 똑같이 맞춰달라고 주문하곤 한다"고 말했다.

국군 장병들의 평균 월급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구매력이 향상되고, 개인 휴대폰의 영내 반입 및 사용을 일부 허용하기 시작하면서 최신 게이밍 PC에 대한 정보를 복무 중에도 손쉽게 얻을 수 있게 된 것도 영향을 끼친다.

CPU와 그래픽카드 같은 핵심 부품의 원가 상승으로 최근 고성능 게이밍 PC의 평균 가격대가 최소 100만원 이상이 될 정도로 크게 올랐지만, 이는 큰 문제는 아니다. 이병 기준 약 30만 원부터 병장 기준 약 40만 원으로 장병들의 평균 월급이 크게 올랐고, 2년 안팎의 군 복무기간 조금만 절약해도 충분한 목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하게 따지는 40대 이상 장년층보다 20대~30대들은 자신에게 필요하다면 다소 비싸도 아낌없이 구매하는 소비 형태가 보편화되어 있다. 이는 60만여 명에 달하는 ‘현역 국군 장병’이 국내 PC 업계의 ‘큰 손’이 되는 데 한몫한다. 이번 조텍의 ‘최신 게이밍 PC 대여’ 같은 국군 장병 대상 마케팅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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