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마트폰 사진 문화 바꿀 애플 아이폰11프로…플레어·고스트는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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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11.15 15:06
애플은 아이폰11시리즈를 소개할 때 카메라 기능 설명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 A13 바이오닉 AP와 카메라의 조합, 이 조합으로 구현한 촬영 기능, 이 기능이 바꿀 스마트폰 카메라 및 사진의 양상도 자신있게 소개했다.

애플 아이폰 11시리즈를 접한 소비자는 카메라 성능에 열광했다. 고화질 그대로 넓은 시야를 담는 초광각 카메라, 어두운 곳에서 흔들림 없고 밝은 사진을 만드는 야간 모드가 추가된 덕분이다.

애플 아이폰11프로. / 차주경 기자
한편으로는 거센 비판도 일었다. 주변 밝기보다 밝은 광원을 찍으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렌즈 플레어(산란된 빛이 사진에 이형으로, 혹은 번지는 형태로 찍히는 현상)와 고스트(광원이 사진에 뚜렷하게 찍히는 현상) 때문이다.

애플 아이폰11프로의 카메라를 이틀간 사용해봤다. 애플이 호언한 대로 이 제품은 카메라 및 사진 문화 자체를 바꿀 만한 잠재력을 가졌다. 그럼에도 플레어와 고스트 때문에 저평가받을 수밖에 없는 비운의 명작이기도 하다.

트리플 카메라로 촬영 영역을, 특수 기능으로 응용 영역을 각각 넓혀


애플 아이폰11프로 본체 뒷면 카메라.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폰11프로 본체 뒷면에는 카메라 모듈이 세개 나란히 배치됐다. 1200만화소 이미지 센서는 공통이며 카메라 초점 거리와 조리개는 초광각 13㎜ F2.4, 일반 26㎜ F1.8, 표준 52㎜ F2.0이다. 일반 및 표준 카메라에는 광학식 흔들림 보정 기능이 적용된다.





애플 아이폰11프로 13㎜·26㎜52㎜ 사진(위에서부터). / 차주경 기자
카메라 세개가 모두 다른 초점 거리 및 시야를 담기에, 애플 아이폰11프로로는 넓은 풍경 사진 및 일반 스냅 사진, 피사체를 강조하는 인물 사진 모두 찍을 수 있다. 카메라 앱 화면에서 0.5x를 선택해 광각을, 1x과 2x를 눌러 일반 및 표준 초점 거리를 각각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아이폰11프로가 지원하는 광학 초점 거리는 세개뿐이다. 예컨대 13㎜이 아닌 15㎜, 26㎜가 아닌 29㎜ 등은 광학 줌이 아닌 디지털 줌으로 표현한다. 사진이나 영상 촬영 시 0.5~2x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이유로 0.5에서 1x를 사용할 때 순간 화각이 달라지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줌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애플 아이폰11프로 사진. / 차주경 기자
가장 많이 쓰게 될 일반 카메라, 화질은 여전히 좋다. 사진 가운데뿐 아니라 주변부 묘사력도 흠 잡을 데 없다. 위상차 자동 초점 기능을 지원해 화면 내 어디를 터치하든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잡는다. 초점 영역 크기는 경쟁 스마트폰보다 다소 크다. 접사를 비롯해 아주 작은 피사체를 촬영할 때 불편하다.



애플 아이폰11프로 일반 사진과 인물 사진 배경흐림(위에서부터) 사진.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폰11프로 일반 카메라로도 배경흐림을 표현할 수 있다. 카메라와 피사체간 거리는 가깝게, 피사체와 배경간 거리는 멀게 하면 된다.

메뉴-인물 사진-배경흐림을 선택하면 이 효과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이 때 화면 오른쪽 위 ‘F’ 아이콘을 누르면 F1.4~F16까지 배경흐림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 편리하다.

애플 아이폰11프로 인물 사진 배경흐림 사진. / 차주경 기자
물론, 이 기능은 만능이 아니다. 인물과 배경은 사뭇 자연스럽게 분리하지만, 피사체 윤곽이나 배경 형태가 복잡한 위 상황에서는 피사체와 배경을 제대로 분리하지 못할 때도 있다. 배경흐림은 인물 사진을 찍을 때 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애플 아이폰11프로. / 차주경 기자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을 경우 애플 아이폰11프로가 촬영 환경을 자동 인식해 ‘야간 모드’를 제안한다. 화면 왼쪽 위에 노란 야간 모드 아이콘과 추천 촬영 시간(1초~10초)이 나타난다. 촬영 시간을 사용자가 임의로 조절하거나 기능을 끌 수도 있다.



애플 아이폰11프로 일반 사진과 야간 모드 사진(위에서부터). / 차주경 기자
야간 모드의 효과는 매우 놀랍다. 아주 짧은 순간 사진을 연속촬영하고 가장 선명한 혹은 밝은 부분만 모아 사진을 수정하는 원리다. 대비와 밝기가 과도하게 표현되는 HDR과는 달리, 이 기능은 해상력과 대비를 선명하게 유지하면서 밝기를 수정한다.

애플 아이폰11프로 야간 모드 사진. / 차주경 기자
더 놀라운 점은, 사용자와 피사체의 흔들림을 거의 0에 가깝게 수정하는 점이다. HDR을 찍을 때 스마트폰이나 피사체가 움직이면 움직임이 그대로 사진에 반영돼 어색한 사진이 나온다.

애플 아이폰11프로의 야간 모드는 1초 이상 긴 셔터를 사용하지만, 이러한 현상이 없다. 1초뿐 아니라 3~4초 가량의 장노출 시에도 흔들림을 억제하는 점이 놀랍다. 디지털 카메라로 구현할 수 없는 기능이라 더 놀랍다.

애플 아이폰11프로 플레어와 고스트가 함께 나타난 사진.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폰11프로로 사진을 찍을 때 빛망울이 두드러지게 찍히는 ‘렌즈 플레어’, 광원 모양이 사진에 몇개 더 찍히는 ‘고스트 현상’이 유독 심하게 나타난다는 지적이 있다. 사실이다. 야간 촬영 시 사진 구도 안에 약간이라도 강한 빛이 있다면 이들 현상이 높은 확률로 나타난다.

애플 아이폰11프로 고스트(풍차 날개 왼쪽 아래) 사진. / 차주경 기자
‘플레어와 고스트 현상은 모든 카메라에 공통으로 나타난다’는 애플측의 해명도 맞다. 문제는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에 비해 애플 아이폰11프로의 카메라가 유독 플레어 및 고스트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그리 어둡지 않은 곳에서, 그리 밝지 않은 광원을 찍은 위 사진에서조차 고스트가 나타났다.

애플 아이폰11프로 야간 모드 사진에서 나타난 플레어. / 차주경 기자
플레어와 고스트를 막을 방법은 촬영 구도를 바꾸는 것 이외에는 없다. 그나마도 완전한 해결 방법도 아니다. 야간 모드를 사용해도 이 현상을 피할 수 없다. 야간 촬영 시 제약이 심한 점, 애플 아이폰11프로 카메라의 가치마저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아쉽다.

애플 아이폰11프로 사진.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폰11프로 카메라로 사진을 찍다 보면 왜 스마트폰이 디지털카메라를 대체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은 크기가 작고 무게가 가벼워 언제든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카메라 앱을 켜고 피사체를 터치해 간편하게 사진을 찍고, 찍은 사진을 바로 SNS나 메신저로 나눌 수 있다.

필름 카메라는 찍는 즐거움, 디지털 카메라는 찍는 즐거움에 보는 즐거움을 준다. 스마트폰은 찍고 보고 나누고 수정하는 즐거움을 준다. 애플 아이폰11프로는 여기에 ‘깔끔한, 흔들리지 않고 밝기도 적당한 고화질’ 사진을 ‘간편하게’ 찍고 보고 나누고 수정하는 즐거움’을 준다.

애플 아이폰11프로. / 차주경 기자
애플 아이폰11프로에는 경쟁 스마트폰에 대부분 선탑재된 ‘수동 기능’이 없다. 단점은 아니다. 원하면 수동 기능 앱을 설치할 수 있어서다. 주변이 어둡든 밝든, 사용자가 터치만 하면 언제 어디서나 밝고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 애플의 계산이다.

애플 아이폰11프로 사진. / 차주경 기자
이처럼 스마트폰 사진 문화를 바꿀 능력까지 가진 애플 아이폰11프로지만, 플레어·고스트가 그 가치를 아주 크게 훼손했다. 광원이 두드러지지 않는 일반 야경과 풍경 야경, 실내에서는 디지털 카메라를 웃도는 촬영 성능을 발휘하지만, 화면 내 가로등 수준의 광원만 있어도 플레어와 고스트가 발생한다.

애플 아이폰11프로 사진. / 차주경 기자
2020년 출시될 애플 아이폰 신제품에는 새 디자인과 AP, 5G 통신이 적용될 것이 유력하다. 이 때 반드시 카메라의 플레어·고스트 문제도 함께 해결하기를 바란다. 방법은 어렵지 않다. 광학계 설계 혹은 렌즈 코팅만 개선하면 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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