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 대표 "앞으로 선수 계약서 전문 받아 확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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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12.09 18:52 | 수정 2019.12.09 19:16
박준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 발표
"운영 주체로서 소홀한 점 인정, 뼈저리게 반성한다"
그리핀 구단이 제출한 요약과 실제 카나비 계약서 내용 달라
정부 차원 표준계약서 작성에 앞서 LCK 표준 제작·도입
선수 계약상 권리 보호, 미성년자 별도 관리 시스템 마련
최저 연봉 인상 등 선수 전반 처우 개선도 검토

"리그 운영 주체로서 체계적으로 리그를 관리하지 못했던 점, 선수 권익 보호에 소홀했던 점, LCK, e스포츠를 좋아하는 분들께 실망을 안겨드려 뼈저리게 반성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박준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는 발표 내내 거듭 사과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e스포츠 선수는 다른 선수보다 더 어리고 미성년 선수도 적지 않은데 이를 보호할 수 있던 장치가 부재했다"며 "선수·팀간 계약의 경우, 제3자가 개입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나 운영 주체로서 미흡한 점 많았다는 점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 오시영 기자
박 대표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와 불공정 계약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 토론회’에 직접 참여해 ‘카나비’ 서진혁 선수 계약 사건을 정리해 설명하고, 선수권익보호를 위한 후속 조치에 대해 발표했다.

카나비 ‘서진혁’선수는 그리핀 소속 시절에 중국 징동게이밍에 1년 6개월 임대됐다. 10월 16일에 ‘씨맥’ 김대호 그리핀 전 감독은 징동게이밍과의 서진혁 선수 완전 이적 협의 과정에서 그리핀 구단이 선수에게 부정한 요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준규 대표는 "라이엇게임즈는 폭로 다음 날인 10월 17일 바로 조사에 착수해 규정위반 사실 다수를 확인하고 11월 20일 첫 조치를 발표했다"며 "다만 조치 발표 당일에 선수에 불리한 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언론에서 발표했는데, 이와 관련한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부분을 늦게 알게 된 점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며 "이를 고려해 27일 공지문을 통해 후속 조치를 발표했는데, 앞으로 충실히 조치를 이행할 것을 약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라이엇게임즈코리아가 확인한 그리핀의 세 가지 규정 위반 사실을 정리한 장표. / 오시영 기자
박 대표에 따르면 라이엇게임즈는 그리핀의 규정 위반 사실을 크게 3건 확인했다.

우선 최장계약기간 위반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선수의 직업 선택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최장 계약기간을 3년으로 정했다. 그런데 그리핀 구단은 서진혁 선수가 임대된 1년 6개월 기간을 본 계약기간에 넣지 않아 실질적으로 카나비가 3년 이상 징동게이밍에서 일하도록 했다.

서진혁 선수는 사건 당시 만 18세로 미성년자였다. 그러나 그리핀 구단은 법정 대리인이었던 선수 부모님에게 이적 추진 내용에 대해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박준규 대표는 "조규남 전 그리핀 대표는 선수 보호에 앞장서야했으나 이런 절차를 간과했다"며 "이적 추진 과정에 강요, 협박 있었는지 알아내기 위해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선수 권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한 계약 조항도 있었다. 그리핀 측 계약서에는 선수가 30일 이상 입원하면 계약을 해지하고, 연락 두절되면 계약 해지에 더해 위약금 5000만원, 구단이 지급한 모든 금액을 청구하는 등 선수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독소 조항이 있었다.

그리핀은 14개 문답으로 구성되는 선수계약 요약표를 사실과 달리 제출해 리그 측에서 불공정 계약을 알지 못하게 했다. 박준규 대표는 "12월 20일 한차례 징계 조치를 발표한 이후 불공정 계약 사실을 확인해 27일 팀 그리핀 조건부 시드권 박탈 조치를 추가로 발표했다"고 말했다.

계약상 선수 권리를 보호하는 방안에 대해 소개하는 장표. / 오시영 기자
라이엇게임즈는 e스포츠 선수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후속 조치도 한국e스포츠협회와 손잡고 마련한다.

우선 선수의 계약 상 권리를 보호한다. 라이엇게임즈는 계약 당사자간 비밀유지 조항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그동안 계약서 요약본을 받았으나 앞으로는 계약 전문을 받을 예정이다. 외부 로펌에 의뢰해 LCK, 챌린저스 팀·선수 간 계약서를 전수조사한다.

전수조사 결과를 반영해 정부 차원에서 표준계약서를 작성한다면 LCK에서도 이를 도입할 예정이다. 다만 그 전까지는 제 3의 외부 자문기관 도움 받아 2020년 1분기 안에 LCK 표준계약서를 작성해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더해 박 대표는 "에이전트 사업에 프로팀 관계자 참여하지 못하게 막고, 에이전트 계약 체결 여부도 전수조사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5년 노예계약’ 논란 끝에 자유계약(FA) 신분으로 풀려 징동게이밍으로 1년 계약을 맺고 이적하는데 성공한 ‘카나비’ 서진혁 선수. / 징동게이밍 제공
e스포츠는 특성상 타 스포츠 종목에 비해 선수 연령이 낮은 편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서진혁 선수 같은 미성년자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선수 계약 체결시 미성년 선수 계약 사전 고지 의무화 ▲계약 변동 시 법정 대리인 사전 동의 의무화 ▲미성년 선수 별도 관리 시스템(DB) 구축 ▲선수와 부모가 함께하는 계약 교육 진행 등을 약속했다.

일반 선수에 대한 처우도 개선한다. 박 대표는 "최저 연봉을 2000만원에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며 "이에 더해 연습생, 아카데미생에 대한 처우도 파악한 후 대응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선수 본인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생각할 때 이를 신고하고, 무료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창구를 2020년 1분기 안에 마련할 예정이다"며 "계약서 등 전문 지식에 관한 조언을 받을 수 있게 되어 부당 계약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준규 대표는 "리그 운영 주체로서의 책임감과 e스포츠 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을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지금 발표한 후속 조치를 이행하면서 선수 권익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선수의 권익을 향상하기 위한 방안을 소개한 장표. / 오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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