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장 글로벌 1, 2위를 다투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또 다시 기술 격돌을 펼친다.

양사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0에서 또 다시 깜짝쇼를 연출했다.

삼성은 테두리(베젤)를 사실상 없앴다. LG는 지난해 출시했지만 시판까지 이어지지 않은 돌돌마는 롤러블 TV를 ‘롤업(Roll-up)’방식에 이어 ‘롤다운(Roll-Down)’방식을 추가했다. 롤업은 화면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며, 롤다운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온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 최초다. 기술적으로 매우 경이적이란 평가다.

CES2020 개막에 앞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베젤리스가 특징인 삼성 2020년향 TV에 기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자료 삼성전자
CES2020 개막에 앞서 삼성전자가 공개한 베젤리스가 특징인 삼성 2020년향 TV에 기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자료 삼성전자
외신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이다. 삼성 베젤리스 TV에 대해 미국 IT매체 버지는 ‘베젤은 있지만 분간하기 힘든 2.3㎜’라고 언급했다. 두께에 대해서도 ‘믿기지 않게 얇은 15㎜’라고 덧붙였다.

베젤 2.3㎜는 LCD 패널을 쓴다는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기술이다. 2.3㎜에는 베젤과 화면 사이의 ‘블랙매트리스’ 공간을 포함한다. 전문가들은 베젤과 블랙매트리스에 위치했던 회로를 패널 후면으로 뺀 것으로 본다. 그럼에도 TV 두께는 15㎜로 줄였다. 지난해 가장 얇은 삼성 TV가 30㎜를 넘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하로 줄인 셈이다.

LG 역시 롤업에 이어 롤다운을 선보이며 롤러블 TV 시장 리더를 자부했다. LG가 시장을 리드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특징을 최대한 살린 기술이다. 똑바로 화면(패널)을 세우는 기술과 곧게 내리는 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로 알려진다. 더욱이 롤업에 이어 롤다운 방식을 개발했다는 것은 소비자 가정 인테리어 구조에 따라 선택권을 높였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양사의 새로운 기술로 도쿄올림픽 특수가 기대되는 올해 TV시장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특히 양사가 가격정책을 어떻게 책정할지 주목된다. OLED TV에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삼성전자의 가격정책이 관심이다.

이번 CES2020에는 북미 TV시장 선두권 가운데 하나인 미국 TV업체 비지오가 OLED TV를 내놓는다. 미국 IT매체 C넷은 ‘마침내 비지오가 OLED TV를 출시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LG전자는 밑에서 올라오는 롤러블 롤업TV(하단)에 이어, 위에서 내려오는 롤러블 롤다운TV(상단)도 개발했다. 사진은 CES 2020에 전시된 OLED패널을 사용한 LG 롤러블 TV들. /자료 LG전자
LG전자는 밑에서 올라오는 롤러블 롤업TV(하단)에 이어, 위에서 내려오는 롤러블 롤다운TV(상단)도 개발했다. 사진은 CES 2020에 전시된 OLED패널을 사용한 LG 롤러블 TV들. /자료 LG전자
LG가 주도하는 OLED TV시장에는 비지오를 제외하고도 소니, 파나소닉, 스카이워스, 필립스, 뢰베 등 이미 15개사가 참여중이다. 업체는 계속 늘고 있고, 자연스럽게 패널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인하 여력은 늘어난다.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이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 가격 인하 여력은 더욱 확대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올해 OLED TV 가격은 지난해보다 10~15% 인하가 예상된다"며 "가격 인하는 분명히 수요 증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베젤리스 TV가 자발광을 특징으로 한 OLED TV의 장점을 일정부분 만회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블랙매트릭스를 포함한 베젤면적에서는 삼성 TV가 LG의 OLED 패널을 사용한 올레드 TV보다 좁다. 다만 두께에서는 15㎜로 LG제품(6.8㎜)보다는 두배 가량 두껍다.

LG전자 관계자는 "OLED 패널 TV의 한계를 따라잡기 위한 시도"라며 "하지만 절대로 OLED TV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