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도로 확진자 동선 한눈에 보여준 대학생 이동훈 "개발자로 살고파"

입력 2020.02.05 06:00 | 수정 2020.02.05 19:41

'코로나맵' 개발 대학생 이동훈씨
"나보다 서비스가 더 알려졌으면"
군복무 때 독학으로 프로그래밍 익혀
이미지AI 스타트업 CTO로 근무
"앞으로도 개발자로 살고 싶어"

요즘 정부 역학조사관과 방역관 못지 않게, 외려 더 바쁜 하루를 보내는 이가 있다. 대학교 4학년 이동훈씨(경희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다. 그는 ‘코로나맵’이라는 지도 사이트를 만들어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코로나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확진자 동선을 지도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확진자 수와 격리 장소, 유증상자 수를 손쉽게 살펴볼 수 있다. 1월 30일 서비스가 세상에 등장한 후 하루 만에 조회수 240만회를 돌파했다. 동시접속자는 평균 5만명에 달한다. 그만큼 온국민이 목말라 하던 서비스였던 셈이다. 무엇보다 효용성과 가시성에서 정부 서비스보다 탁월했다.

IT조선은 이동훈 씨와 전화 통화로 이 맵을 만든 동기와 과정을 들어봤다. 그는 만드는 건 쉬웠고 데이터 수집도 어렵지 않다고 답했다. 다만 제보 내용의 신빙성을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릴 뿐이다. 조회수 급증으로 터져나가 증설하면서 확 불어난 서버 비용 부담이 큰 걱정이었다. 다행히 네이버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공익 목적이라며 비용을 받지 않기로 해줘 한숨을 돌렸다.

뜨거운 반응에 그 역시 놀랐다. 그냥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려던 건데 이렇게 화제를 모을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자신에게도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이 자신보다 서비스에 집중해주길 원했다. 인터뷰에 사진이 나오는 것을 원치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바람대로 사진 없이 대화 내용을 싣는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동훈 씨가 개발한 코로나맵 사이트. 확진자와 유증상자 수뿐 아니라 확진자별 이동 경로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 코로나맵 사이트 갈무리
― 코로나맵이 연일 화제다. 누적 조회수는 얼마나 되나?

"(서비스 개시 5일 차인) 3일 기준 780만 회다."

― 개발 과정을 설명해달라.

"코로나맵은 지도 서비스다.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지도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사용했다. 이후 질본에서 받은 데이터로 구글맵에 좌표를 입력했다. 누구나 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모든 데이터를 지도 위에 흩뿌렸다. 기능만 보면 단순하다. 개발에 하루 정도 걸렸다."

―왜 이걸 만들게 됐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병한 후 관심이 높았다. 주변 지인도 마찬가지였다. 정보를 찾으려니 유튜브와 소셜미디어에는 가짜 정보뿐이었다. 여론을 선동하거나 공포를 조장하는 일이 많았다. 이를 해결하고 싶었다. 질병관리본부의 공식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의 시각화를 높인 서비스를 만들게 된 배경이다."

―데이터 수집은 어떻게 진행했나?

"질병관리본부(질본)에 있는 텍스트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후 이동 경로 등 정보를 지도에 나타내기 위해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재가공했다. 초기 데이터에서 위치를 추출하고 좌표를 생성해 지도에 입력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거치며 지도를 완성할 수 있었다."

―코로나맵 사이트를 보면 제보를 받는 개발자 메일 주소가 적혀 있던데.

"시민에게 제보를 받아 데이터를 구성하기 위해서다. 다만 가짜뉴스를 제외하고자 관련 기사와 질본 등에 확인하면서 최대한 객관적인 정보만, 보수적으로 지도에 표시했다."

― 시민 반응이 폭발적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학생들과 주변 지인에게 도움을 주고자 만들었다. 초기에 내 페이스북 계정과 경희대 에브리타임(대학교 커뮤니티·시간표 사이트)에만 서비스를 올린 이유다. 그런데 순식간에 화제가 돼 퍼져나갔다."

― 네이버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사이트 운영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던데.

"네이버로부터 메일이 왔다. NBP 지도 API 이용이 월 조회수 1000회까지 무료고 이후 과금이 발생하는데 이후 사용 비용을 무료로 지원해주겠다는 내용이다. 1억건까지 무료로 지원받기로 했다. 원래는 서비스 출시 후 이틀 만에 500만건을 돌파했던 상황이다.

사이트 서버는 AWS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 회사도 연락이 왔다. 서버 사용은 계속해서 과금이 진행되던 상태인데 이를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사비로만 운영 비용을 충당했다면 얼마나 들었을 것 같나?

"이렇게까지 관심을 받을지 몰랐다. 계산도 못해봤다. 이 정도 대규모 트래픽을 처음 겪어 본다. 원래대로 과금을 지불해야 했다면 아마 엄청난 비용이었을 것 같다." (일 평균인 200만 조회수를 기준으로 한 달이 지나면 1000만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했을 것이란 게 업계 추측이다.)

―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웠다던데.

"군대에 있을 때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생겨 자바 관련 책을 샀다. 이후 ‘사지방’이라 불리는 군대 사이버지식방에서 컴퓨터 메모장으로 프로그래밍을 시도했다. 휴가를 나가 관련 자격증을 따는 방식으로 공부했다. 복학해서 프로그래밍 동아리에서 계속 활동하고 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앱과 서버 개발을 익힌다."

―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스타트업에서 근무한다고 들었다.

"맞다. 모닥이라는 스타트업에서 이미지 분석과 인공지능(AI)으로 탈모를 진단·관리하도록 돕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 졸업 후 진로는.

"지금은 스타트업을 운영하니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개발자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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