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새로운 전자적 형태 화폐) 발행 필요성을 본격 살핀다. 국내는 아직 CBDC가 당장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각 나라가 관련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만큼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론·기술적 역량을 축적하겠다는 목표다.

한은은 5일 ‘주요국의 CBDC 대응 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 CBDC 발행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에 대비한다"며 "전담조직 마련과 전문인력을 확충해 법적이슈 검토와 기술 연구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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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이번 보고서에서 아직 CBDC 발행 유인이 크지는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구는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은행은 보고서에 "국내는 지급결제 인프라가 잘 갖춰진 만큼 CBDC 발행 유인이 당장 크지는 않다"면서도 "앞으로 각국이 연구중인 CBDC 세부사항을 면밀히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는 CBDC 발행환경 등 주요이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정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각국 중앙은행 CBDC 연구 사례 등을 검토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CBDC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중앙은행은 2018년 70%에서 2019년 80%로 증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일부 주요국은 금융기관간 결제시스템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 현금수요 감소에 대비해 CBDC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영국 등은 금융포용 제고나 화폐 수요 감소와 같은 디지털 화폐 발행 유인이 자국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발행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관련 연구는 지속하고 있다.

캐나다와 싱가포르, 유럽연합(EU), 일본 등은 2016년부터 거액결제용 디지털 화폐 연구와 테스트 등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프랑스와 스위스는 올해 관련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우루과이와 바하마, 캄보디아 등은 일부 지역 대상으로 소액결제용 디지털 화폐를 시범 운영했다. 중국과 터키, 스웨덴 등은 조만간 시범운영에 나선다.

한편 한은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분산원장기술 기반 은행간 자금이체 모의 테스트와 소액결제 모의테스트를 실시했다. 현재는 증권대금동시결제 모의테스트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