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플립, 시장서 예상밖 선전
가격차 크지 않아 갤럭시S20 고객 이동 가능성

초반 ‘갤럭시Z플립’이 돌풍을 일으키며 정통의 강좌 ‘갤럭시S20’과 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다. 갤럭시Z플립이 예상보다 반응이 좋자, 오히려 S20 판매를 깎아먹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T 광화문스퀘어에 전시된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 폴드’. / IT조선
KT 광화문스퀘어에 전시된 ‘갤럭시Z플립’과 ‘갤럭시 폴드’. / IT조선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 ‘U+Shop’ 등 일부 온라인몰에서 갤럭시Z플립 초도 물량이 매진되는 등 초반 호실적을 보이고 있다. 갤럭시Z플립은 전작 갤럭시 폴드보다 넉넉한 물량 덕에 품귀 현상은 없었으나, 저렴한 가격과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소비자 관심을 받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썰렁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세컨드 폴더블폰을 보려는 소비자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코로나19 이전 만큼 인파가 몰린 것으로 확인된다.

삼성전자도 플라스틱 박스 안에 전시했던 전작 갤럭시 폴드와 달리 이번에는 갤럭시Z플립을 갤럭시 폴드와 함께 비치해 비교하며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 장벽도 낮아졌다. 갤럭시Z플립 가격은 165만원으로 갤럭시S20 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갤럭시S20 울트라와 불과 5만5000원 차이다. 200만원대던 ‘갤럭시 폴드’도 현재 출고가가 100만원대로 인하됐다.

갤럭시Z플립의 판매 선전이 갤럭시S20 시리즈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격대가 비슷해 서로 경쟁제품으로 분류된다는 것. 실제로 이번 갤럭시S20 시리즈는 고급화와 함께 가격대가 124만8500원~159만5000원으로 책정됐다. 최고 사양은 갤럭시Z플립과 가격차가 미미하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20 상위 모델과 갤럭시Z플립 간 상호 잠식(카니발라이제이션)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니발라이제이션은 신제품 출시로 기존 제품의 판매량이나 수익이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실제 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만난 소비자는 "카메라 성능이 좋아지긴 했지만 갤럭시S20 시리즈 가격이 비싼 것은 사실이다"며 "100만원대로 저렴해진 갤럭시 폴드와 갤럭시S20 울트라 중에 (구입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갤럭시S20 울트라’. / IT조선
’갤럭시S20 울트라’. / IT조선
갤럭시S20 시리즈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갤럭시S20 시리즈 첫해 판매량이 전작 갤럭시S10 시리즈와 비슷한 350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기대감에 못 미치는 수치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S20 시리즈가 2016년 출시된 갤럭시S7 시리즈 이후 처음으로 출시 첫해 출하량 4000만대를 넘길 것이라 예상했다. 고사양 카메라·메모리와 5G 스마트폰 수요 증가에 힘입어 흥행하리란 분석이다.

권성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5G, 제품 성능을 감안하면 이전 시리즈보다 판매량이 더 많을 가능성이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정체되어 있고 표면적으로는 가격이 인상된 것으로 보여 4000만대 출하량이 결코 녹록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품 판매량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더라도 삼성전자 실적에는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5G, 폴더블폰 등의 비중이 증가해 평균판매가격(ASP)이 올라간다는 설명이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투트랙 전략으로 올해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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