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재택근무가 장기화되고 있다. 재택근무 경험이 많지 않은 국내 근로자들은 재택근무에 낯설은 모습이 역력하다. 특히 근무자들은 상사의 과도한 통제로 힘들어한다. 한켠에선 대면으로 진행하던 업무 소통 방식을 온라인으로 바꾸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는다.

해외에서 재택근무를 어떻게 하는지 살펴봐야 할 이유다. 해외는 우리나라와 달리 재택근무가 일상이다. 특히 북미 지역 대부분 기업은 회사 구성원 삶을 우선하는 분위기로 인해 자연스럽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일부 기업은 가정에 충실하는 게 중요하다며 오히려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씩은 재택근무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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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재택근무 10계명…가장 중요한건 ‘소통’

해외에서는 재택근무 시 ▲근무시간 지키기 ▲일과 생활 분리하기 ▲업무 우선순위 계획하기 ▲쉴 땐 쉬기 ▲파자마 입지 않기 ▲업무환경 조성하기 ▲근무시간에 애완동물·배우자·룸메이트 멀리하기 ▲근무환경 청결하게 하기 ▲백색소음 만들기 ▲이메일·전화·앱 등으로 회사 동료와 소통하기 등을 중요하게 여긴다. 해외 재택근무 10계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중 북미권 기업은 소통을 가장 중요시한다. 소통 없이는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CNBC 등 외신은 "직장 상사와 소통하고 재택근무 성과를 논의하면 상사는 상사대로, 직원은 직원대로 필요한 피드백을 받는다"며 "소통 없는 재택근무로 자칫 멋진 프로젝트 기회를 놓칠 수도 있고, 크게는 승진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해외에선 재택근무 시 직장 동료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건 기업용 메신저 슬랙이다. 빠른 피드백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손쉬운 파일 공유 및 관련 소통도 가능하다. 특히 사용자들이 기존에 사용하던 개발자 플랫폼 깃허브, 마케팅 자동화 플랫폼 메일침프 등 업무 툴 알림을 통합해 슬랙에서 받아볼 수 있다.

가정은 미래 직장…"해외서 재택근무는 트렌드"

해외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직장인은 재택근무에 어색함을 느끼지 않는다. 사내 문화와 업무 프로세스 전반이 재택근무에 알맞게 바뀌면서 재택근무가 삶의 일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캐나다 중소 소프트웨어(SW) 기업 A사에 근무하는 김모씨는 일주일에 최소 두 번씩 재택근무를 한다. 사무실로부터 집까지 도어 투 도어(Door to Door·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이뤄지는 통행) 3시간 이상 걸린다는 이유로 회사가 김씨에게 재택근무를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매주 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가상사설망(VPN) 접속 코드도 제공한다. 코드 활용 여부를 정하는 건 근로자다. 김 씨는 "일주일에 많게는 두번까지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재택근무를 의무화하면서 무조건 자유를 주지는 않았다. 나름대로의 재택근무 방침이 있다. 김 씨는 "근무 시간 만큼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 같은 업무 채팅창에 접속해야 한다"며 "이를 근거로 출근 여부를 확인하거나 동료, 상사끼리 소통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장 쉽고 빠르게 해결하는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재택근무를 하며 누구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고 귀뜸했다. 오히려 회사가 재택근무 환경을 제공하는 데다가 누구나 자연스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미 반도체 기업에서 일하는 김주형(가명) 씨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는 "눈이 많이 오거나 집에서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돌봐야 할 경우 자연스럽게 집에서 근무한다"며 "대부분 기업은 일주일에 한 번씩 재택근무를 암묵적으로 허용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택근무를 허용하지 않는 회사를 찾기가 오히려 더 힘들다"며 "사회 분위기 자체가 근로자 삶과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재택근무로 인해 또 다른 업무 풍경도 이뤄진다. 미국 한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미셸 양(가명) 씨는 평일에는 4일 동안 재택근무를 하다가 금요일 오전 동료, 상사와 만나 회의를 한다.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회의는 재택근무 시 자칫 안일해 질 수 있는 직원에게 사기를 북돋아 주고 성과를 평가하기 위해서다.

그는 "재택근무를 하다보면 성과가 잘 안보인다"며 "직원들이 결국 결과물만 바라보게 되니,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업무평가를 통해 부족한 부분과 성과가 나타난 부분 등의 피드백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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