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그리핀 사건 발생하면 어쩌나…'e스포츠 진흥법 개정안' 법안소위도 못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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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3.10 14:51
e스포츠 업계는 2019년 ‘그리핀 사건’으로 홍역을 치뤘다. e스포츠계에 만연한 선수와 구단 간 불공정 계약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동섭 의원(미래통합당)은 그리핀 사건 해결을 위해 2019년 10월 22일 ‘e스포츠 진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은 선수와 구단 간 계약 시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표준계약서를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이 법안은 본회의에 올라오지도 못하고 계류 중이다. 본회의에 올리려면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여야간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관련 정쟁 탓에 소위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20대 국회의 임시국회는 17일까지 있지만, 법안소위도 통과하지 못한 ‘e스포츠 진흥법 개정안’은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섭, 하태경 의원은 한국e스포츠협회와 손잡고 ‘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와 불공정 계약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 마련 토론회’를 2019년 12월에 개최했다. / 촬영, 편집=오시영 기자
정치권 한 관계자는 법안의 20대 국회 내 통과 확률이 낮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로나19 추경 심사에 필요한 시간도 촉박한 상황이다"며 "e스포츠 진흥법 개정안 통과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대 국회에서 폐기 수순을 밟더라도 21대 국회에서 또 다시 발의할 의지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리핀 사건은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구단 ‘그리핀’이 당시 미성년자였던 프로게이머 서진혁 선수(활동명 카나비)와 불공정한 계약을 맺었고, 그를 협박해 중국 게임단으로 강제 이적하도록 해 차액을 챙기려 했던 사건이다.

프로 구단은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제시한 계약서를 따를 의무가 없고, 구단과 선수가 맺은 계약서에는 불공정 조항이 다수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스포츠 특성상 미성년자 선수가 많아 기업과의 거래에서 취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불공정 계약이라는 상처는 한참을 곪다가 터져 나온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도경·이동섭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불공정 관련 제보는 2017년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라이엇게임즈코리아 징계 재조사’ 국민 청원에 답변하는 모습. / 청와대 국민청원 유튜브 갈무리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은 1월 17일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팀 ‘그리핀’ 전 감독 징계 재조사 관련 국민청원에 대해 답변하는 자리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다면 불공정 계약에 따른 피해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전문가, 업계, 전·현직 선수 등의 의견을 수렴해 e스포츠 표준계약서 안을 3월까지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성년자 선수를 위한 별도의 표준계약서 마련 계획도 전했다.

문체부는 2020년 초 표준계약서 개정안 통과 전 산하 기관인 한국콘텐츠진흥원을 통해 표준 계약서를 미리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연구 용역이 진행 중이다. 문체부는 5일 업무계획 발표에 "공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기존 표준계약서 리스트에 e스포츠 선수계약서를 2건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관련 법이 없어 계약서를 만들지 못했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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