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 (27) 로빈슨 크루소 ①… 무인도 생활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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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3.30 05:00
#하루천자 캠페인에 참여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부터 ‘#하루천자로 고전(古典) 읽기’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미증유의 사태를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용기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고전을 골라서 1주일에 5회에 나눠 필사하는 캠페인입니다.

첫 고전으로 대니얼 디포(Daniel Defoe) 의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soe)를 골랐습니다. 재일(在日) 학자 강상중 교수가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에서 추천한 작품입니다. ‘사회적 격리' 상태에서 이 책을 필사하면 이전 독서와 전혀 다른 독서 경험을 할 것입니다. 류경희 교수가 번역한 열린책들 출판본을 참고했습니다. /편집자 주

다니엘 디포의 《로빈슨 크루소》 초판(1719년)의 삽화와 표제지.
로빈슨 크루소 ① (글자 수 886, 공백 제외 666)

1659년 9월 30일.

불쌍하고 가련한 나 로빈슨 크루소는 끔찍한 폭풍우로 인해 어느 해안 앞바다에서 난파를 당하고 이 황량하고 불운한 섬(나는 이 섬을 〈절망의 섬〉이라고 불렀다)에 오게 되었다. 다른 동료들은 모두 익사했고 나 또한 거의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다.

내가 처한 우울한 상황 때문에 하루 종일 마음이 괴로웠다. 먹을 것도, 집도, 옷도, 무기도, 몸을 피할 곳도 없었다. 구조될 희망이 전혀 없는 절망 속에서 오로지 죽음만 눈앞에 아른거렸다.

사나운 맹수에게 잡아먹히거나 야만인들에게 죽임을 당하든지, 아니면 먹을 게 없어 굶어 죽든지 둘 중 하나였다. 밤이 되자 맹수들이 두려워서 나무 위에 올라가서 잤다. 밤새 비가 내렸지만 단잠을 잤다.

10월 26일.

거의 하루 종일 적합한 거처를 물색하며 해안 이곳저곳을 쏘다녔다. 맹수건 인간이건 야간 공격으로부터의 안전을 확보하는 일이 크게 신경 쓰였다. 밤이 찾아올 무렵 바위 하나 밑에서 적당한 장소를 발견하고 텐트 칠 장소를 반원으로 표시했다. 나는 텐트를 방벽 혹은 요새로 보강하기로 마음먹고 이중 말뚝으로 울타리를 치고 말뚝 안에 밧줄을 두르고 바깥은 뗏장을 덮어씌웠다.

11월 4일.

이날 아침 하루 일과를 짜기 시작했다. 총을 들고 사냥 나가는 시간, 자는 시간, 오락 시간 등으로 하루를 나눈 것이다. 이를테면 나는 비만 오지 않으면 아침마다 2~3시간 밖으로 나갔다.

그런 다음 11시까지 열심히 작업을 했고, 점심을 먹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12시부터 2시까지는 낮잠을 자고 저녁 무렵에 다시 작업을 재개했다. 이날과 다음 날 작업 시간은 모두 탁자를 만드는 일에 할애했다.

아직까지 나는 서투른 기술자였다. 하지만 얼마 안 되어 시간과 필요가 자연스럽게 나를 완벽한 장인으로 만들었다. 누구라도 그렇게 됐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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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중에는 한 작품을 5회로 나누어 싣고, 토요일에는 한 편으로 글씨쓰기의 즐거움을 십분 만끽할 수 있는 텍스트를 제공합니다. 지난 필사거리는 IT조선 홈페이지(it.chosun.com) 상단메뉴 ‘#하루천자'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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