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기업 화웨이는 미국 제재에도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화웨이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5G 제품 및 솔루션 설명회’에서 총 91건의 5G 상용화 계약을 체결했고 60만기 이상의 5G 기지국을 출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경쟁사 실적을 압도한다. 이 기간 경쟁기업인 에릭슨은 81건, 노키아은 67건을 나타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에 따르면 5G 상용화에 성공한 통신사업자는 2019년 말 기준 34개국 62개사다. 이 중 41개사가 화웨이의 5G 제품과 솔루션을 사용한다.

화웨이의 기지국 '5G 이지 매크로'./자료 화웨이
화웨이의 기지국 '5G 이지 매크로'./자료 화웨이
화웨이는 업계에서 가장 가벼운 대용량 다중입출력장치를 출시했다. 이 장비의 무게는 25kg에 불과하며 성인 한 명이 운송하고 설치할 수 있다.

화웨이의 블레이드 중계기(안테나와 본체 일체형 중계기)는 6㎓ 이하 주파수 대역에서 작동하며 2G, 3G, 4G 및 5G 네트워크를 모두 지원한다. 크기를 2m이하로 줄여 통신사들은 안테나 설치 시 공간 제약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 솔루션을 사용할 때보다 총소유비용(TCO)를 3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또 화웨이는 5G 네트워크의 대규모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업계 파트너 회사들과 공동으로 산업용 5G 모듈 시리즈를 개발했다. 하이실리콘 5G 프리모듈의 핵심은 호환성이다. 서브 6㎓대역과 밀리미터파(mmWave), 2G·3G·4G와의 호환성을 높였다. 5G 비단독(NSA)와 단독(SA)모드 모두 지원한다.

화웨이가 글로벌 5G 핵심역량을 갖추면서 글로벌 5G 시장을 이끌 수 있었던 배경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효과다. 지난해 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발간한 '2019 산업 R&D 투자 스코어보드'에서 2018년 회계연도 기준 화웨이의 R&D 투자금액은 127억3960만유로(약 17조원)에 달한다. 이는 연매출 13.9%에 해당한다. 화웨이는 앞으로도 매년 매출의 10~15%를 R&D에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공격적 R&D를 바탕으로 출원한 특허 수도 압도적이다. 2월 독일의 지적 재산권 분석기업 아이피리틱스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5G 기술의 경쟁력을 측정할 수 있는 표준 필수 특허에서 화웨이는 1529건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5G 표준 필수 특허를 보유했다.

최근 유럽 특허청이 발표한 2019년 유럽 특허 출원 수 분석 결과에서도 화웨이는 3524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화웨이의 출원 건수는 2018년(2485건) 대비 41.8% 증가했으며, 2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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