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 (30) 로빈슨 크루소 ④… 다른 인간의 존재가 주는 충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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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4.02 05:00
#하루천자 캠페인에 참여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주부터 ‘#하루천자로 고전(古典) 읽기’ 캠페인을 시작합니다. 미증유의 사태를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용기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고전을 골라서 1주일에 5회에 나눠 필사하는 캠페인입니다.

첫 고전으로 대니얼 디포(Daniel Defoe) 의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soe)를 골랐습니다. 재일(在日) 학자 강상중 교수가 《나를 지키며 일하는 법》에서 ‘불확실성의 시대’에 추천한 고전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고립상황에서 이 책을 필사하시면 어릴 때 독서와 전혀 다른 독서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 주

‘현대판 로빈슨 크루소’를 모티브로 한 2000년작 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의 포스터(왼쪽)와 비행기가 추락해 무인도에 닿은 주인공이 친구로 삼은 배구공 ‘윌슨’(오른쪽).
로빈슨 크루소 ④ (글자 수 916, 공백 제외 679)

이 모든 일들은 내가 게으름을 피우며 살지 않았다는 사실, 편안한 삶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그 실행에 어떤 노고도 아끼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 줄 것이다. 나는 이처럼 내 손으로 직접 염소를 길들여 키우는 일이, 비록 40년을 더 살지언정 이 섬에서 계속 살아가는 한 염소 고기와 염소젖과 염소 치즈가 보관된 ‘살아 있는’ 창고를 가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중략)
나는 별장 지역에서 포도도 재배했다. 겨울철에 먹을 건포도를 저장하기 위해 포도 수확을 전적으로 이곳 포도에 의존했다. 내 모든 먹을거리들 중에서 이 건포도를 가장 품질 좋고 가장 맛있는 별미로 여기며 애지중지 아끼면서 보관하지 않은 적이 없었는데, 정말이지 그것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었을 뿐만 아니라 약효도 있고, 건강에도 좋고, 영양분도 풍부하고, 원기 보충에도 최고의 음식이었다.

별장의 위치가 대략 내 본 거처와 보트를 숨겨 놓은 곳 중간 지점이어서 나는 보트에 갈 때면 대개 이곳에 머물거나 묵었다. 나는 종종 보트 있는 곳에 가보곤 했다. 그리고 보트에 실린 모든 물건들과 주변을 늘 깔끔하게 정돈해 놓고 있었다. 가끔 오락 삼아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기도 했지만 모험적인 항해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서 해안에서 돌멩이 한두 개를 던져 닿을 만한 곳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는 거리는 결코 가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급류나 바람에 휩쓸리거나 혹은 우연찮은 다른 사건이 원인이 되어 바다로 밀려 나가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나는 내 인생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어느 날 정오 무렵 우연히 보트를 향해 가던 도중 나는 해변 위에 찍힌 사람의 맨발 발자국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모래 위에 선명하게 찍힌 명백한 사람 발자국이었다. 나는 벼락에라도 맞은 사람처럼, 혹은 유령이라도 본 사람처럼 망연자실하여 서 있었다.


▶#하루천자 캠페인은?

IT조선은 (사)한국IT기자클럽, (주)네오랩컨버전스, (주)비마인드풀, (주)로완, 역사책방과 함께 디지털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하루천자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캠페인은 매일 천자 분량의 필사거리를 보면서 노트에 필사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주중에는 한 작품을 5회로 나누어 싣고, 토요일에는 한 편으로 글씨쓰기의 즐거움을 십분 만끽할 수 있는 텍스트를 제공합니다. 지난 필사거리는 IT조선 홈페이지(it.chosun.com) 상단메뉴 ‘#하루천자'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매일매일 두뇌운동! 내가 쓴 하루천자 기록에 남기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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