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시작한 ‘#하루천자로 고전(古典) 읽기’는 미증유의 사태를 헤쳐나가는 데 필요한 용기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고전을 골라서 1주일에 5회에 나눠 필사하는 캠페인입니다.

이번 주 고전으로는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의 《파우스트》(Faust)를 골랐습니다. 괴테가 60년에 걸쳐 썼다는, 작가의 삶과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막연히 어렵고 지루하게 느꼈을지 모를 이 작품을 필사하면서 이전과 다른 독서 경험을 해 보세요. 열린책들 출판본을 참고했습니다. /편집자 주

다시 한번 쾌락을 줄테니 재미있게 살아보라는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을 물리치고 대규모 간척사업에 전력한 파우스트는 쾌락을 잃은 채 눈까지 멀어 100세에 이르지만, 오히려 깊어진 심안으로 자신의 업적을 바라보며 마지막 순간을 맞는다. 이미지는 《파우스트》 1부의 프랑스어 번역본에 수록된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 1798~1863)의 삽화들로, 괴테는 이 동판화들을 격찬한 바 있다.
다시 한번 쾌락을 줄테니 재미있게 살아보라는 메피스토펠레스의 유혹을 물리치고 대규모 간척사업에 전력한 파우스트는 쾌락을 잃은 채 눈까지 멀어 100세에 이르지만, 오히려 깊어진 심안으로 자신의 업적을 바라보며 마지막 순간을 맞는다. 이미지는 《파우스트》 1부의 프랑스어 번역본에 수록된 들라크루아(Eugène Delacroix; 1798~1863)의 삽화들로, 괴테는 이 동판화들을 격찬한 바 있다.
파우스트 ⑤ (글자수 909, 공백 제외 724)

파우스트 늪지가 산자락까지 이어지면서,
그동안 애써 일구어 놓은 것들을 망치고 있네.
마지막으로 그 썩은 물을 빼내는 일이
최고의 업적일 걸세.
비록 안전하진 않지만 자유롭게 일하며 살 수 있는
삶의 터전을 수백만 명에게 마련해 주고 싶네.
들판이 비옥하게 푸르러지면, 사람과 가축이
곧 이 새로운 땅에서 편안히 느끼고,
대담하고 부지런한 백성들이 몰려와
활기찬 언덕에 정착할 걸세.
저기 바다에서는 세찬 물살이 제방을 때리며 날뛰더라도,
여기 육지에서는 낙원 같은 삶이 펼쳐질 걸세.
파도가 거세게 덮치며 삼키려 들면,
다함께 서둘러 달려가서 벌어진 틈을 막지 않겠는가.
그렇네, 나는 이 뜻을 위해 헌신하고
이것이야말로 지혜가 내리는 최후의 결론일세.
날마다 자유와 삶을 쟁취하려고 노력하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네.
어린아이, 젊은이, 늙은이 할 것 없이 이곳에서 위험에 둘러싸여
알찬 삶을 보내리라.
나는 사람들이 그리 모여 사는 것을 보며,
자유로운 땅에서 자유로운 사람들과 더불어 지내고 싶네.
그러면 순간을 향해 말할 수 있으리라,
‘순간아 멈추어라, 정말 아름답구나!’
이 지상에서 보낸 내 삶의 흔적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걸세―
그런 드높은 행복을 미리 맛보며,
나는 지금 최고의 순간을 즐기노라.

파우스트 쓰러진다.
망령들 그를 잡아서 바닥에 눕힌다.

메피스토펠레스 어떤 쾌감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어떤 행복에도 흡족하지 못하고서
항상 변화무쌍한 형상들을 뒤쫓아 다니더니,
가련하게도 시시하고 공허한
최후의 순간을 붙잡으려 들다니.
나한테 그리도 완강하게 반항하더니,
결국 시간 앞에 무릎 꿇고서 백발로 모래 속에 나자빠져 있구나.
시계가 멈추었다―

(중략)

천사들의 합창 성스러운 불꽃이여!
너희에게 휘감기는 자는
선한 사람들과 더불어
축복받았다고 느끼리라.
모두 한마음되어
어서 일어나 찬미하라!
대기가 정화되고,
정신이 숨을 쉬리라!

파우스트의 불멸의 영혼을 하늘로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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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조선은 (사)한국IT기자클럽, (주)네오랩컨버전스, (주)비마인드풀, (주)로완, 역사책방과 함께 디지털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하루천자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캠페인은 매일 천자 분량의 필사거리를 보면서 노트에 필사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주중에는 한 작품을 5회로 나누어 싣고, 토요일에는 한 편으로 글씨쓰기의 즐거움을 십분 만끽할 수 있는 텍스트를 제공합니다. 지난 필사거리는 IT조선 홈페이지(it.chosun.com) 상단메뉴 ‘#하루천자'를 클릭하시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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