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홍콩 바이러스 권위자 "코로나19, 사이토카인 폭풍 연관성 높지 않다"

입력 2020.04.10 13:30

마이클 챈 홍콩대학교 의과대학 공중보건학과 부교수 인터뷰
"사이토카인 연관성 높으면 젊은 층에서 다수 사망자 나왔어야"
여름에도 바이러스 종식 가능성은 낮아…백신 개발 가능성도 희박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관련해 한 가지 희소식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언론에 알려진 것과 달리 이 바이러스와 사이토카인 폭풍 간 연관성이 높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간 사이토카인 폭풍 특효약이 없어 우려하던 시선을 걷어낼 수 있게 된 셈이죠."

마이클 챈 홍콩대학교 의과 대학교 공중보건학과 부교수는 4월 8일 IT조선과 전화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마이클 챈 홍콩대학교 의과 대학교 공중보건학과 부교수./홍콩대학교 제공
챈 부교수는 홍콩에서 바이러스 권위자로 통한다. 2004년부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바이러스 연구를 지속해 왔다. 2019년에는 연구동향 트렌드 및 분야별 우수 연구자·기관·논문·학술지·국가 정보 등을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 ESI(Essential Science Indicators)에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국제 과학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챈 부교수는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떤 환경에서 얼마만큼 살아남는지를 연구했다. 그 결과 안경이나 지폐에서는 최대 4일, 스테인리스 강철이나 플라스틱 표면에서는 최대 7일까지 살아남는다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특히 개인 보호 장비인 의료용 마스크 표면에서는 바이러스가 최대 7시간까지 살아남는다는 연구 결과를 밝혀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사이토카인 폭풍 연관성 높지 않다"

챈 부교수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코로나19와 사이토카인 폭풍 간 연관성이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 동안 의료업계가 주장하던 사이토카인 우려와 상반되는 얘기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 등 병원균이 몸 속으로 들어올 때 만들어지는 면역 물질 과다분비 상태를 일컫는다. 면역 물질이 과도하게 생성돼 내부 장기와 정상세포까지 공격하고 염증까지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사이토카인 폭풍에 의한 사망자 사인이 ‘다발성 장기 손상’으로 판명되는 이유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일각에서 사이토카인 폭풍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 특효약이 없을 뿐더러 ‘코로나19 안전지대’로 통했던 젊은층이 감염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사이토카인 폭풍이 지목됐기 때문이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젊은층은) 사이토카인 폭풍이라던지 예측 불가능한 위험도 크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수칙을 잘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사망하는 환자 연령층은 대부분 나이가 많은 노년층이다"라며 "사이토카인 폭풍과 연관성이 높았다면 노년층이 아닌 면역체계가 높은 젊은층에서 치사율이 더 높았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사스와 메르스 당시 젊은 층 중심으로 사이토카인 폭풍이 나타나면서 치사율을 높였다는 의학계 연구도 있다.

챈 부교수는 이어 "사이토카인 폭풍과 이번 바이러스의 연관성이 높지 않다고 해서 젊은 층이 마스크를 하지 않는다는 등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기본적인 수칙은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코로나19와 사이토카인 폭풍 연관성과 관련한 연구 내용을 조만간 국제 논문에 발표할 예정이다.

여름에도 바이러스는 진행된다

챈 부교수는 또한 여름이 돼도 종식 가능성이 없다고 내다봤다. 이 역시 일각에서 온도가 올라가면 바이러스가 종식될 것으로 점치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얘기다.

중국 호흡기 질병 권위자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앞서 선전위성방송과 인터뷰에서 "높은 기온에서 바이러스 활동은 확실히 약해진다"며 "세계 각국이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 코로나 사태가 4월 말 전후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챈 부교수는 이에 대한 반박 근거로 기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그는 "높은 온도에 바이러스가 영향을 받아 활성도가 줄어들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논문에서 "바이러스는 4°C에서 매우 안정적으로 활동한다"며 "열에는 민감해 70°C에 바이러스를 노출시키면 활성도가 둔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열을 쬐이더라도 바이러스가 죽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챈 부교수는 현재 코로나19와 항바이러스제 관련성 등도 연구하고 있다. 백신 개발 성공 가능성에는 회의적이다.

그는 "세계 유수 제약사에서 단계별로 성과를 보이고는 있지만, 최종적으로 백신이 만들어질 수 있을 지 의문이다"라며 "그간 세계 연구자들이 메르스와 사스를 위해 백신 개발에 열중했지만 만들지 못한 것을 보면 단기간에 이뤄질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무엇보다 코로나19는 돌연변이가 수시로 생성되는 만큼 관련 항체가 인체에 머무는 통상적인 기간도 알려지지 않았다"며 "백신을 만들더라도 이 바이러스에 대한 기본 정보 조차 알려진 게 없기 때문에 개발 자체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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