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킥보드 사망 사고'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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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4.14 06:06
사고 회사 ‘라임’만 무면허 운행 가능
기본 거름장치(면허 인증)만 있었더라도 운행 불가
국내 11개 업계, 규정 없음에도 자발적 ‘운전면허 인증’

부산 킥보드 사망사고가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만 있었더라면 막을 수 있는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 기본적인 거름장치인 ‘면허 인증’을 의무화하지 않아, 무면허 사망 사고로 이어졌다는 비판이다.

국내 전동킥보드 업계는 운전면허 인증을 의무화했다. 반면 사고 킥보드 운영사인 미국업체 ‘라임’은 한국에서 규정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별도의 면허 인증절차를 밟고 있지 않다.

. / 이광영 기자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가 ‘예고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라임이 국내 주요 업체 중 유일하게 운전면허 인증 시스템 없이 서비스를 운영해왔기 때문이다. 라임은 면허 인증 시스템 부재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퍼스널 모빌리티 서비스 협의회(SPMA)에도 가입하지 못했다.

한 공유킥보드 업체 CEO는 "협의회에 가입한 전동킥보드 업체 11곳은 법적 규제가 없음에도 모두 면허 인증 시스템을 갖춰 운영해왔다"며 "반면 라임은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아 가입이 불발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SPMA에는 현재 ▲고고씽(매스아시아) ▲다트(다트쉐어링) ▲디어(디어코퍼레이션) ▲빔(빔모빌리티코리아) ▲스윙(더스윙) ▲씽씽(피유엠피) ▲윈드(윈드모빌리티코리아) ▲일레클(나인투원) ▲지빌리티(지바이크) ▲킥고잉(올룰로) ▲플라워로드(플라잉) 등 11개사가 소속돼 있다.

11개사는 가입이나 이용 도중 운전면허 소지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면허증 사진이나 면허번호를 제출받아 도로교통공단 데이터와 대조하는 방식이다. 반면 라임은 앱에서 본인인증과 결제 수단만 등록하면 면허 없이도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라임은 2019년 10월 국내 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회원 가입 시 운전면허를 필수 등록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내 서비스 6개월이 넘어간 지금까지 이렇다할 절차를 넣지 않았다.

라임은 한국에서 면허 인증 시스템 개선을 위해 미국 본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킥보드 업계 관계자는 "라임코리아도 면허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 SPMA에 가입하길 바라지만 미국 본사 정책 결정이 늦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사고로 공유킥보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질 것을 우려한다. 일부업체의 면허 인증 시스템 도입 문제를 넘어 이용자의 의식 개선 필요성을 주장한다. 또 현행법상 차도에서 운행해야 하는 전동킥보드가 자전거도로로 달릴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어야 이같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김형산 스윙 대표는 "공유킥보드 업체가 면허 인증 시스템을 갖추더라도 음주운전이나 타인에게 무단 대여하는 등 공유경제의 허점은 얼마든지 있다"며 "애초에 킥보드가 차도를 다니지 않았다면 이번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전동킥보드도 자동차라는 이용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고, 운전자와 이용자 모두의 안전을 위해 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진입을 허가하는 법안 통과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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