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바이러스 치료제로 개발하던 렘데시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각) 미 의학전문매체 스탯은 "시카고대학 캐슬린 멀레인 감염병학과 교수 연구진의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대부분이 치료 이후 고열과 호흡기 증상이 크게 완화됐다"며 "대부분 일주일도 되지 않아 퇴원했다"고 보도했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사의 렘데시비르 약물./스탯 캡처
길리어드 사이언스사의 렘데시비르 약물./스탯 캡처
멀레인 교수의 렘데시비르 임상에 참여한 코로나 환자는 상태가 위중한 환자(113명)를 포함 총 125명이다. 모든 환자는 매일 렘데시비르를 투약받았다. 정확한 투약 용량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임상에서 연구진은 공통적으로 환자들의 열이 내려가는 걸 확인했다. 특히 인공호흡기를 끼던 일부 환자는 투약 하루만에 자가호흡이 가능해졌다. 대부분 환자가 빠르게 효과를 보면서 치료 6일만에 퇴원했다. 사망자는 2명이었다.

한편 렘데시비르는 뉴클레오타이드 유사체 항바이러스 제제로 RNA 복제를 막아 바이러스 복제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원래 에볼라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었지만 경쟁사에서 개발한 약물 대비 효능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코로나19로 이 같은 상황은 반전됐다. 렘데시비르는 전임상 단계에서 진행된 동물실험에서 간염바이러스와 코로나바이러스 일종인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효능을 보이면서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해법으로 떠올랐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