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 (55) 프랭클린 자서전 ④…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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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01 04:00
사업가이자 정치가, 과학자, 사회 개혁가로 활동하며 많은 업적을 남긴 벤저민 프랭클린(1706~1790)의 《자서전》(The Autobiography of Benjamin Franklin) 중반부 ‘에이블 제임스 씨의 편지’와 ‘벤저민 보건 씨의 편지’에서는 두 사람이 프랭클린에게 자서전을 쓰라고 편지로 권유·설득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프랭클린의 자서전이 세상에 나오게 된 데 이들의 편지가 일조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프랭클린 자서전》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의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책의 맨 첫 부분, ‘왜 이 글을 쓰게 되었는가?’를 함께 필사해 보세요. /편집자 주

미국 우정국이 1847년 '10센트 워싱턴'과 함께 발행한 미국 최초의 우표 ‘5센트 프랭클린’. 한참 후인 1876년 미국 독립 100주년을 맞아 필라델피아 박람회를 개최하며 이 미국 최초 우표를 홍보하기로 결정했으나 구하기가 쉽지 않아, 1875년에 2종을 재발행(reprint)했다. 미국 우정국 공식 발행은 맞지만 실제로 우편에 사용하지는 못한 '우표 아닌 우표'가 탄생했다.
프랭클린 자서전 ④ (글자수 913, 공백 제외 674)

사랑하는 아들에게

예전부터 나는 우리 집안 선조들의 일화를 모으기를 즐겼다. 아무리 사소한 이야기라도 알고 싶어 했지. 언젠가 내가 너를 데리고 영국에 가서 그곳에 살고 있는 친척들에게 이런저런 일들을 물어보던 일을 기억할지 모르겠다. 그 여행을 떠난 목적이 바로 그거였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너 역시도 이 아버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고 싶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직 네가 모르는 일들이 많을 테니 말이다. 그러던 차에 일주일 동안 시골에서 한가롭게 머물 기회가 생겼기에 너를 위해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데는 다른 이유가 더 있기도 하다.
(중략)

누군가 내게 지나온 삶을 똑같이 다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어볼 때마다 기꺼이 그러겠노라고 대답했는데, 돌이켜보면 바로 행복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다만, 작가가 초판의 오류를 개정판에서 바로잡듯 나 역시도 고치고 싶은 부분이 있기는 하다. 잘못을 고치는 것과 함께 내 삶에서 일어났던 불행한 사고와 사건들을 좋은 일들로 바꿀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테고 말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고 해도 또 한 번의 기회를 받아들이고 싶다는 마음은 변함없다. 인생을 다시 산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영원히 남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 역시 그 못지않게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노인들은 살면서 겪은 이런저런 일들을 시시콜콜 늘어놓는 걸 좋아하게 마련인데 나 역시 그렇다. 그래도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에 대한 예의로 성가신 걸 참고 억지로 내 얘기를 듣는 것은 별로 바라지 않는다. 이렇게 글로 남기면 읽든 말든 내키는 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더 하자면(내가 아니라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을 테니 솔직히 털어놓는 편이 낫겠다), 글을 써나가면서 내 자만심을 드러내는 일이 많을 것이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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