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향후 2~3년간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비대면 산업 일자리를 늘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고용절벽을 극복하겠다는 내용의 ‘한국판 뉴딜 사업’ 추진 방향을 확정했다. 다만 코로나19로 가장 주목받은 비대면 의료 서비스(원격의료)는 제도화를 통한 전면 확대가 아니라 시범 사업을 일부 늘리는 것으로 한정돼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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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7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2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디지털인프라, 비대면 산업, SOC디지털화를 골자로 하는 디지털 뉴딜 사업방향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데이터 전(全)주기 인프라 강화 ▲데이터 수집·활용 확대 ▲5G 인프라 조기 구축 ▲5G+ 융복합 사업 촉진 ▲AI 데이터·인프라 확충 ▲전산업으로 AI 융합 확산 ▲비대면 서비스 확산 기반 조성 ▲클라우드 및 사이버 안전망 강화 ▲노후 SOC디지털화 ▲디지털 물류 서비스 체계 구축 등 10대 중점과제를 추진한다.

이날 정부는 한국판 뉴딜 비대면 산업 육성 계획이 원격의료 제도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원격의료는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시간을 두고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브리핑에서 "이번 대책이 원격의료 제도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에 육성할 비대면 의료산업은 기존에 실시되고 있는 의료 취약계층 원격 상담·모니터링과 코로나19 로 인해 한시적으로 추가된 전화 상담, 처방 등에 대한 인프라를 보강하는 내용에 국한된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원격진료·처방 등 전문적 의료행위는 의료법 개정을 통해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라며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통해 적정 수가 개발, 환자 보호 방안, 상급병원 쏠림 해소 등 보완장치와 함께 검토할 과제다"라고 설명했다.

원격의료는 그동안 의료계 기득권자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규제에 가로막혀 서비스와 관련 산업이 전혀 활성화되지 못했다. IT 강국인 한국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산업이지만, 규제와 이해관계자에 가로막혀 미국과 일본, 유럽, 중국에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