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 (64) 작은 아씨들 ②… 옆집에 사는 로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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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12 04:00
5월을 맞아 감사의 마음을 손편지에 담아 보내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하루천자’ 필사 콘텐츠를 ‘손편지’ ‘감사’ 테마로 꾸립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대상에게 편지를 쓰고, 편지를 부치기 전에 사진을 찍어 ‘감사편지’ 태그를 달아 페이스북 ‘하루천자'그룹에 공유해 주세요.

루이자 메이 올컷(Louisa May Alcott, 1832~1888)이 쓴 《작은 아씨들》(Little Women, 1868)을 이번 주 필사 고전으로 골랐습니다. 미국의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이 쓴 자전적 소설로, 19세기 미국 청교도가 종교적 배경인 마치 가문의 네 자매의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가난하고 초라한 환경이지만 고비마다 서로에게 위로자가 되어주며 인생의 참의미를 찾아가는 이 이야기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영화·연극·만화·애니메이션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2019년 윌북에서 나온 번역본을 참고했습니다. /편집자 주

1994년 미국에서 제작한 영화 《Little Women》의 한 장면. 질리언 암스트롱(Gillian Armstrong)이 감독을 맡은 이 영화는 둘째 조(Jo)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그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위노나 라이더(Winona Ryder)가 주연을 맡았다. 로리(Laurie) 역은 강렬하고 복합적인 배역을 주로 담당하는 크리스천 베일(Christian Bale)이 맡아 풋풋한 매력을 뿜었다. 위 사진은 조와 로리가 무도회 커튼 너머에서 만나 친구가 되기에 이르는 오늘 내용에 해당하는 장면 스틸컷.
작은 아씨들 ② (글자수 808, 공백 제외 611)

조와 로리는 커튼 너머를 슬쩍 내다보면서 사람들을 평가하고 수다도 떨었다. 그러다 보니 오랜 친구가 된 기분이었다. 조가 남자 같은 태도로 털털하게 웃기는 말을 해가며 편하게 대하자 로리는 곧 수줍음을 잊었다. 조도 명랑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는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드레스에 대해 잊었고, 눈치를 주며 눈썹을 치켜뜨는 사람도 없어서 마음이 편해졌기 때문이다. 조는 ‘옆집에 사는 로런스’가 전보다 더 좋아졌다. 자매들에게 자세히 설명해주려고 로리를 몇 번이나 꼼꼼히 뜯어보았다. 형제가 없고 남자 사촌 몇 명뿐인 자매들에게 남자애들은 거의 생소한 생명체였다.

곱슬거리는 머리카락은 검고, 피부는 갈색이며, 검은 눈동자는 크고, 코가 길었다. 치열이 고르며 손발이 작고 키는 조와 비슷한데 남자애치고는 예의가 바르고 유쾌했다. 몇 살일까?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아직 그런 걸 물어볼 사이는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조답지 않게 에둘러서 알아내는 쪽을 택하기로 했다.

"곧 대학에 가지? 전에 보니까 책을 들이파던데. 아, 내 말은, 열심히 공부를 하더라고." 조는 ‘들이판다’는 표현이 좀 품위 없게 들릴 듯해서 얼굴을 붉혔다.

로리는 신경 쓰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는 미소 띤 얼굴로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아직 2, 3년은 더 있어야 돼. 열일곱 살 전에는 대학에 가지 않을 거야."

"열다섯 살밖에 안 됐어?" 조는 키 큰 소년을 바라보며 물었다. 열일곱 살은 되었으리라 제멋대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음 달에 열여섯 살이 돼."
"난 얼마나 대학에 가고 싶은지 몰라. 그런데 넌 별로 가고 싶어하지 않는 모양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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