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사망사고’ 라임의 자전거도로 무임승차가 달갑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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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15 06:00
전동킥보드가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는 길이 극적으로 열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최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동 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주행을 허용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의결한 것. 개정안은 행안위 전체회의와 법사위를 거친 후 다음주 예정된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가 예상된다.

현행법상 전동킥보드는 운전면허를 소지한 이용자가 차도에서 운행해야 한다. 하지만 개정안 통과로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되면 이는 무의미해진다. 더 이상 위험천만한 차도를 달리지 않아도 돼 면허 자체가 필요없다.

라임 공유킥보드가 인도에 주차된 모습/ 이광영 기자
미국 공유킥보드 업체 라임도 개정안 통과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라임은 국내에서 영업 중인 공유킥보드 업체 중 유일하게 면허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았다. 4월 12일 부산에서 라임 이용자가 무면허로 도로를 달리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면허 인증 시스템 도입 의무화가 화두에 올랐다.

라임은 뒤늦게 4월 24일부터 면허 인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13일에는 운전면허증 스캔 인증 시스템 실시 및 음주 주행 방지 기능 등 안전한 라이딩 문화 정착을 위한 프로그램 도입을 발표했다.

하지만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유력해지면서 라임의 이같은 행보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2019년 10월 국내 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면허 인증 시스템 도입 약속을 6개월 만에 이행한 셈인데, 기껏 만든 이 시스템이 무용지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져서다.

실제 부산 무면허 사망사고 당시 면허 인증 시스템을 홀로 갖추지 않은 라임에 대한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이 사고는 전동킥보드 자전거도로 주행의 필요성을 환기하기도 했지만, 전동킥보드에 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을 동시에 키웠다. 국내 공유킥보드 업계의 인식 개선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법안소위 통과와 별개로 라임은 ‘눈 가리고 아웅’식 시스템을 도입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새로 도입한 면허 인증 절차가 신규 가입자만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기존 가입자에게는 여전히 면허 인증 절차가 적용되지 않는다.

공유킥보드 업계 한 관계자는 "킥보드가 자전거도로로 달리게 되면 라임은 의미 없는 늑장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라며 "개정안 시행 이전 도로를 달려야 하는 기존 가입자에게 적용되지 않는 허술한 면허 인증 시스템을 도입한 것에 대한 비판도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라임은 앞서 면허 인증 시스템 부재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산하 퍼스널 모빌리티 서비스 협의회(SPMA)에도 가입하지 못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다음주 중 면허 인증 시스템을 도입한 라임의 협의회 가입에 대한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PMA에는 ▲고고씽(매스아시아) ▲다트(다트쉐어링) ▲디어(디어코퍼레이션) ▲빔(빔모빌리티코리아) ▲스윙(더스윙) ▲씽씽(피유엠피) ▲윈드(윈드모빌리티코리아) ▲일레클(나인투원) ▲지빌리티(지바이크) ▲킥고잉(올룰로) ▲플라워로드(플라잉) 등 11개사가 소속돼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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