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 (69) 사랑손님과 어머니 ①… 옥희네 새 하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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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5.18 04:00
5월을 맞아 감사의 마음을 손편지에 담아 보내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하루천자’ 필사 콘텐츠를 ‘손편지’ ‘감사’ 테마로 꾸립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대상에게 편지를 쓰고, 편지를 부치기 전에 사진을 찍어 ‘감사편지’ 태그를 달아 페이스북 ‘하루천자'그룹에 공유해 주세요.

한국 소설가 주요섭(朱耀燮, 1902~1972)이 1935년 발표한 단편 소설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이번 주 필사 고전으로 골랐습니다. 오늘날의 시선으로는 별로 새로울 것 없는, ‘혼자 아이 키우는 젊은 어머니의 사랑 이야기’라고 내용 요약할 수 있습니다만, 화자로 내세운 것이 여섯살 아이이기에 신선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문장들이 이어집니다.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도 한 이 작품은 영화·TV드라마·뮤지컬로 여러번 다루어졌으며, 만화·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패러디되기도 했습니다. /편집자 주

주요섭은 대한민국의 소설가 겸 영문학자로,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개신교 목사 주공삼의 차남으로 태어나 '요섭(요셉)'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최초의 근대시 '불놀이'로 유명한 시인 주요한이 그의 형이다. 중국 상하이 후장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취득, 신동아(新東亞) 주간, 코리아타임스 주필, 경희대학교 교수, 국제 펜클럽 한국 본부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19살 때 단편 데뷔작인 <추운 밤>을 발표하고, 33세 때 <사랑손님과 어머니>를 발표하며 일약 대스타가 되었다. 오른쪽 사진은 1935년 11월 《조광》 창간호에 발표된 첫부분.
사랑손님과 어머니 ① (글자수 786, 공백 제외 603)

나는 금년 여섯 살 난 처녀애입니다. 내 이름은 박옥희이고요. 우리 집 식구라고는 세상에서 제일 이쁜 우리 어머니와 단 두 식구뿐이랍니다. 아차, 큰일났군, 외삼촌을 빼놓을 뻔했으니……

지금 중학교에 다니는 외삼촌은 어디를 그렇게 싸돌아다니는지, 집에는 끼니 때 외에는 별로 붙어 있지 않아, 어떤 때는 한 주일씩 가도 외삼촌 코빼기도 못 보는 때가 많으니까요. 깜박 잊어버리기도 예사지요, 무얼.

우리 어머니는, 그야말로 세상에서 둘도 없이 곱게 생긴 우리 어머니는, 금년 나이 스물네 살인데 과부랍니다. 과부가 무엇인지 나는 잘 몰라도, 하여튼 동리 사람들이 날더러 '과부 딸'이라고들 부르니까, 우리 어머니가 과부인 줄을 알지요. 남들은 다 아버지가 있는데, 나만은 아버지가 없지요. 아버지가 없다고 아마 '과부 딸'이라나 봐요.

(중략)

금년 봄에는 나를 유치원에 보내 준다고 해서, 나는 너무나 좋아서 동무아이들한테 실컷 자랑을 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노라니까, 사랑에서 큰외삼촌이―우리 집 사랑에 와 있는 외삼촌의 형님 말이야요.―웬 한 낯선 사람 하나와 앉아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큰외삼촌이 나를 보더니,
"옥희야." 하고 부르겠지요.

"옥희야, 이리 온. 와서 아저씨께 인사드려라." 나는 어째 부끄러워서 비실비실하니까 그 낯선 손님이,
"아, 그 애기 참 곱다. 자네 조카딸인가?" 하고 큰외삼촌더러 묻겠지요. 그러니까 큰외삼촌은,
"응, 내 누이의 딸……. 경선 군의 유복녀 외딸일세." 하고 대답합니다.
"옥희야, 이리 온, 응! 그 눈은 꼭 아버지를 닮았네그려."
하고 낯선 사람이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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