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을 맞아 감사의 마음을 손편지에 담아 보내는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하루천자’ 필사 콘텐츠를 ‘손편지’ ‘감사’ 테마로 꾸립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대상에게 편지를 쓰고, 편지를 부치기 전에 사진을 찍어 ‘감사편지’ 태그를 달아 페이스북 ‘하루천자'그룹에 공유해 주세요.

조선 숙종 때 김만중(金萬重, 1637~1692)이 지은 고(古)소설 《구운몽(九雲夢)》을 이번 주 필사 고전으로 골랐습니다. 평안북도 선천으로 귀양을 간 김만중이 귀양지에서 어머니 윤 부인의 생신을 맞고, 비감한 마음에 어머니의 소일거리로 지어 보낸 것이 이 《구운몽》입니다. 문체가 우아하고 묘사가 세밀한 데다 사상적 깊이까지 더해 유식한 독자층에서도 《구운몽》만큼은 소설이라고 낮잡아 보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어머니를 향한 효심에서 탄생한 이 소설을 계림북스에서 2007년 출판한 책을 참조하여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구운몽(九雲夢)》은 한문본과 한글본이 모두 전하는데, 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많은 학자들은 김만중이 《구운몽》을 한문으로 지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구운몽》을 ‘국문 소설’로 보는 견해 또한 만만찮게 존재한다. 사진은 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본.
《구운몽(九雲夢)》은 한문본과 한글본이 모두 전하는데, 어느 것이 먼저인지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많은 학자들은 김만중이 《구운몽》을 한문으로 지었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구운몽》을 ‘국문 소설’로 보는 견해 또한 만만찮게 존재한다. 사진은 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본.
구운몽 ③ (글자수 818, 공백 제외 626)

온 세상이 태평하여 양소유(楊少遊)는 아침이면 황제를 모시러 궁궐에 나가고 저녁이면 어머니를 섬기러 집에 들어오며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아흔아홉 살이 되어 세상을 떠나니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 얼마 후, 장인 정사도(鄭司徒) 역시 세상을 떠나자 양소유의 슬픈 마음이 극에 달하였다. 하지만 한편으로 좋은 일도 있었으니, 자녀를 낳은 것이다. 모두 6남 2녀를 두었는데 하나같이 효심이 깊었다.

(중략)

하루는 양소유 스스로 생각했다. ‘너무 번성하면 쇠하기 쉽고 너무 가득하면 넘치기 쉽다.’ 양소유는 관직에서 물러나고 싶어 황제에게 상소문(上疏文)을 올렸다.

"승상 양소유는 엎드려 황제께 글을 올립니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이루고자 하는 소원이 기껏해야 승상(丞相)이 되는 것이니 승상이 된 사람은 더 이상 소원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재상(宰相)의 부귀와 명예를 어찌 사람들이 흠모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사람이 어찌 부귀와 명예의 족함을 알겠습니까? 저는 재주도 없고 덕이 부족한 사람인데 오랫동안 높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부귀도 누리고 명예도 얻었습니다. 제 소원은 원래 이것의 만분의 일이었지만 분수에 넘치게 황제 폐하의 가족이 되는 은혜까지 입었습니다. 미천한 사람이 오랫동안 맞지 않는 높은 자리에 있으니 이 욕됨이 오히려 황제께 미칠까 염려됩니다.

나이가 들어 몸이 노쇠(老衰)하여 황제 폐하의 은혜를 갚고자 하여도 힘이 부족한 지경입니다. 제가 맡은 일을 견디지 못함을 헤아려 주시고 부디 고향에 돌아가 여생(餘生)을 마치도록 허락해 주시길 바랍니다."

상소문을 읽은 황제는 그 마음이 간절함을 알고 이를 허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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