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수출신용공사(SACE)가 피아트크라이슬러(FCA)가 신청한 대출 63억유로(한화 약 8조6000억원)에 대한 국가보증을 승인했다.

 FCA 로고 / FCA
FCA 로고 / FCA
28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SACE가 FCA가 신청한 대출금 중 80%에 해당하는 국가보증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FCA는 이번주 초 이탈리아 최대 은행인 인테사 상파울로에서 유동성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회사측은 이 자금을 향후 3년간 이탈리아 국내외 산업 전반에서 회사 운영 안정화를 위해 쓸 것이라고 전했다.

FCA는 몇 년 전부터 경쟁력 확보를 위해 대규모 합병을 추진해왔다. 다수의 자동차 회사와 접촉하면서 한국 현대차, 프랑스 르노 등이 파트너로 거론되기도 했다. 결국 2019년 11월 FCA는 푸조를 보유한 프랑스 PSA 그룹과 합병을 공식 발표했다. 1999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탄생 이후 20년만에 성사된 자동차 업계 초대형 M&A로, 생산대수 기준 세계 4위의 거대그룹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FCA는 자금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회사는 1분기에만 18억달러(약 2조2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4월 당시 1분기 실적발표까지 미뤄가며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

FCA가 결국 대출 승인을 받는 데 성공했지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이탈리아 정부가 지원대출을 신청하는 기업들에게 1년간 배당금 지급 승인을 자제할 것을 명시했다"며 "M&A 조건으로 특별 배당금을 준비했던 FCA가 주주들의 불만을 어떻게 잠재울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