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클라우드 도입보다는 도입 이후의 실질적인 방법론을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목적이 아닌 ‘도구’로서의 클라우드 개념을 이해하고 기업 조직 문화와 업무 구조·방식 변화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우진 메가존 디지털X 부문 대표는 2일 IT조선이 온라인으로 개최한 ‘클라우드 2020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삼성SDS와 HP,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LG CNS에서 요직을 역임하며 클라우드 사업에 10년 이상 종사한 전문가다.

정우진 메가존 디지털X 부문 대표 / IT조선
정우진 메가존 디지털X 부문 대표 / IT조선
정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로 세기가 나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최근 급격히 변화한 사회 현상을 설명했다. 비대면(언택트, 디지털 콘택트) 환경이 대두하면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큰 주목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OTT 기업과 줌과 슬랙 등 원격 근무에 도움을 주는 소프트웨어(SW) 업체 등이 예다.

그는 "최근 주목을 받는 비대면 서비스는 과거에도 있었다"며 "기존에 낮은 활용 비율을 보였던 산업이 최근 비대면 환경에서 새롭게 주목을 받는 경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 모두 메인 디지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을 적극 활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클라우드를 둘러싼 잘못된 기대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클라우드만 도입하면 디지털로 모두 변화할 수 있다는 오해다. 그는 클라우드는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서 누가(who), 어떻게(how), 무엇을(what) 클라우드로 구현할 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클라우드 방법론과 관련해 클라우드 도입과 함께 애자일(Agile, 민첩성)과 서버리스(Severless), 데브옵스(DevOps) 등 3가지를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애자일은 주도면밀하게 서비스를 준비해 빠르게 배포하고 피드백을 반영해 업데이트하는 등 민첩한 업무 문화를 말한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위험을 최소화한다. 정 대표는 "클라우드 도입과 함께 애자일 중심의 조직 문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프라 환경에서 서비스를 개발하던 데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서버 없이 단순 설정과 구성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리스 구현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는 "기업의 변화하는 구조는 곧 서버리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개발과 운영을 결합해 처리하는 데브옵스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고 짚었다. 과거 분절됐던 방식에서 벗어나 연결성 높은 메커니즘으로 클라우드에서 서비스를 바로 적용해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멀티 클라우드 도입 확산이 이뤄지는 최근 추세와 관련해 모든 기업이 같은 전략을 따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기업 규모나 사업 특색에 따라서 외산이나 국산 클라우드를 사용할지 여부가 달라진다는 설명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를 함께 구축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이 더 적합할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정 대표는 "향후 언택트를 넘어 언맨드(무인, Unmanned)로 갈 것이다"라며 "AI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기계 중심의 자동화가 10년 안으로 빠르게 다가올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미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실리콘밸리 회사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당장 행동하고 남들보다 빠르게 실행하는(Act Now, Go Ahead)’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메가존은 이같은 빠른 환경 변화에 처한 기업에 도움을 주고자 산하 법인을 신설해 디지털X1 사업을 준비한다. 클라우드 도입만 강조하는 CSP와 달리 도입 이후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실질 방법론을 고민하는 기업에 어드바이저(Advisor)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에도 서비스형 인프라(IaaS)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형 플랫폼(PaSS) 기반 클라우드 선도 업체가 나와야 한다"며 "이같은 환경을 위해서는 클라우드에서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빌더(Builder)와 해당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구현하는 메이커(Maker)뿐 아니라 서비스 운영을 돕는 클라우드관리기업(MSP) 등이 다수 나타나 생태계에서 활발히 활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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