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1일(현지시각) 딥러닝·강화학습·자연어처리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실제 문제에 적용한 사례와 이를 통해 얻어진 경험과 통찰력을 공유하는 ‘AI 활용 서밋(Applied AI Virtual Summit)’ 행사가 온라인 상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관하며 느낀점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발표는 녹화된 영상을 틀거나 생방송으로 진행됐는데 메신저를 통해 질문을 보내면 발표자가 이중 선택해 대답했다. 또 추가 질문이나 심도 있는 토론을 위해 별도의 시간도 마련됐다.

점심시간에는 참석자들이 서로 만나 이야기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 시간이 이어졌다. 공통 주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즉석 모임 기회도 주어졌다. 심지어는 가상공간에서 전시하는 업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었다.

이날 행사는 13개 발표와 1개 패널토론이 있었다. 그 중 흥미 있는 발표를 골라봤다.

월마트(Walmart) : 딥러닝 기술을 이상탐지에 활용하고 있다. 고객 불만족과 구매수요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개별적 대응이 필요한지를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또 고객 방문이 구매로 이어지는 전환(conversion) 과정에서 결함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다. 운영 측면에서 영업장의 비용 지출과 전력소비가 정상 범위에서 벗어나는지 확인한다.

홈데포(Home Depot) : 제품 추천에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다.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 없을 때는 대체할 물건을 추천한다. 특히 홈데포는 고객이 구매한 제품과 어울리는 제품 또는 고객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제품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욕실 세면대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이에 어울리는 디자인과 색상의 벽 거울, 타월 정리함, 변기 등을 추천한다.

샘스클럽(Sam’s Club) : 창고 재고 분석에 컴퓨터 시각(vision)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다. 가트너는 2023년쯤 로봇 도움을 받으며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이 30%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샘스클럽은 이런 흐름의 일환으로 무인운반 로봇 또는 드론에 3차원 카메라 (depth sensing camera)를 설치해 얻어진 영상으로 재고를 추정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스타벅스(Starbucks) : 스타벅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AI 기술을 적용한 ‘딥브루(DeepBrew)’ 서비스를 올해 150개 점포를 대상으로 시작했다. 딥브루 서비스 개발자는 이세돌과 알파고 경기를 보면서 기술 흐름에 뒤쳐지면 안된다고 생각하던 차에 맥도날드가 AI 서비스 개발에 3억달러(약 3700억원)를 투자하는 걸 보고 자극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m) : AI 활용에서 생겨나는 윤리 문제를 제기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2022년 데이터, 알고리즘, 개발팀 등의 편견(bias)으로 생기는 AI 예측 부정확도는 85%에 달한다. 또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는 세계 90여개 기관이 AI 윤리에 관한 원칙을 수립했지만 이를 적용한 기관은 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AI 편견 위험이 높은 분야는 안면인식, 채용 등 인사관리, 온라인 교육 등 3개다. 특히 유니세프는 온라인 교육에 AI가 접목되면서 어린이에게 편견을 주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행사에는 269명이 참석했다. 행사 참가를 위해서는 99달러(약 12만원)를 내야 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단 하루의 시간을 투자해 많은 것을 알게 된 가성비 높은 경험이었다. 오프라인으로 행사에 참석하는 것과 비교해 얻는 것은 차이가 나지 않았다. 행사에 참석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준비 및 이동에 필요한 시간 등의 노력을 고려하면 훨씬 나았다고 판단된다. 보건 안전 위기가 끝난 후에도 이러한 온라인 행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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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수 소장은 미국 보스턴대학에서 물리학 박사를 했고 독일 국립슈퍼컴센터 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팅센터 센터장, 사단법인 한국계산과학공학회 부회장, 저널오브컴퓨테이셔널싸이언스(Journal of Computational Science) 편집위원, KISTI 국가슈퍼컴퓨팅연구소 소장을 거쳐 현재는 사우디 킹 압둘라 과학기술대학교(KAUST) 슈퍼컴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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