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BC카드, 말 많던 카드 부가 상품 TM 늑장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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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6.08 13:04 | 수정 2020.06.08 14:10
BC카드 올해 2월까지 TM 영업 지속…8개 카드사 중 유일
수차례 민원에도 불구, 최근에야 중단 "여전법도 손 못써"
금감원 "문제 인지 후 개선 방안 마련…全 카드사 예의 주시"

BC카드가 2008년부터 12년간 판매하던 가입형 유료 부가 상품 '비씨신용정보보호서비스(BCIC)'의 텔레마케팅(TM)영업을 3월부터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초 금감원이 전(全) 카드사를 대상으로 유료 부가 상품 현황을 전면 검토한 직후다.

타 카드사는 수차례 민원이 제기돼 일찍이 해당 서비스를 폐지하거나 신규 가입을 중단한 상태다. 반면, BC카드는 국내 8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최근까지 TM을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8일 BC카드 관계자는 "TM 영업 중단은 해당 서비스 수요가 많지 않아 결정했다"며 "BCIC는 2008년 출시 이후 판매 중단한 적이 없고 TM영업도 올해 3월 종료할 때까지 지속해 왔다"고 말했다.

신용정보보호서비스가 뭐길래

비씨신용정보보호서비스(BCIC)는 고객에게 신용정보 변동이 발생하면 해당 내용을 문자메시지나 이메일로 알려준다. 명의보호·금융사기 예방 등 고객 정보를 종합 관리하는 유료 부가 상품이다.

각 카드사는 비슷한 서비스를 각기 다른 이름으로 판매해 왔다. 운용 주체는 나이스신용평가나 코리아크레딧뷰(KCB) 등 신용평가사가 맡았다. 카드사는 대부분 일정 기간 신용정보 보호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다가 유료 결제로 자동 전환하는 마케팅을 벌여왔다. 이용료는 월 3300원부터 1만원 정도까지 다양하다.

고객 가입 유도 과정에서 카드사는 주로 텔레마케팅(TM)을 이용했다. TM은 카드 상품 마케팅 방법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수단이다. 카드업계는 ARS, SMS 등 다른 방법보다 TM가입 성공률이 높다고 평가한다.

"이제서야"…BC카드 최근까지 TM영업 지속
카드 업계 '의아'

업계에 따르면 TM을 통한 가입 시 고객이 인지하지 못한 사이 유료 전환된다는 민원이 많았다. 주요 민원 내용으로는 ▲유료 상품인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가입 ▲전화 상담원이 너무 빨리 얘기해서 얼떨결에 가입 ▲좋은 상품이라고만 강조해 무료 기간 이후 유료 상품으로 전환됨을 명확히 듣지 못한 경우 등이다.

대부분 카드사가 2015년~2017년 사이 TM을 통한 영업을 중단한 이유다. BC카드만 유일하게 12년간 TM영업을 지속했다.

IT조선이 국내 7개 카드사(신한·삼성·우리·KB국민·롯데·하나·현대)를 대상으로 확인한 결과 카드사들은 '신용정보조회 서비스(통칭)'를 운영했거나 운영하고 있다. 다만 TM을 최근까지 이어온 곳은 BC카드가 유일했다. 현대카드는 2017년 신규가입을 중단하고 기존 가입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카드는 2017년 서비스를 전면 폐지했다.

한 카드사 마케팅 부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TM영업은 서비스 출시 초기에만 잠깐 한다"며 "2014년~2016년 사이 개인정보 유출로 떠들썩 할 때 금융당국에서 해당 서비스 판매 자제 요청을 한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제서야 TM 마케팅을 중단했다는 건 늦어도 너무 늦은 것 같다"고 말했다.

법 구멍 뚫린 '카드 부가 상품'…피해는 소비자 몫

신용정보조회 서비스 문제가 계속 붉어진 이유는 법적 실체가 불분명해서다.

해당 서비스는 카드 상품이 아닌 부가 상품으로 분류한다. 일반적으로 신용카드에 탑재된 할인·적립 혜택을 의미하는 부가서비스는 변경 시 회원에게 사전 고지하고 절차를 제대로 밟아야 한다. 하지만 부가 상품은 매년·매월 계약 갱신 시 고객에 사전 고지할 의무가 없다.

또 카드 부가 상품은 여신협회에 표준약관을 제출하거나 금감원에 신고할 의무가 없다. 금융당국이 각 카드사에서 어떤 부가 상품을 제공하는 지 현황 파악조차 어려운 이유다. 때문에 카드사는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이를 교묘하게 피해가며 고객 가입을 유도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된다.

여신금융협회도 손 쓸 방법이 없다고 토로한다. 카드사가 판매하지만 상품 설계와 운용은 나이스신용평가나 코리아크레딧뷰(KCB)가 맡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는 표준약관이 없다. 카드 상품은 약관을 먼저 제출해서 협회에서 약관을 승인해야하지만, 이 상품은 신고하면 카드사 어디서나 판매할 수 있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콜센터를 통해 판매하는 신용 안심 서비스 등은 부가 상품으로 여전법에 따라 카드사가 할 수 있는 업무 중 신고만으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칼 빼든 금감원…"全카드사, 개선방안·이행확인서 제출하라"

부가 상품 민원이 급증하자, 금감원은 올해 초 대규모 현황 파악에 나섰다. 국내 8개 카드사가 운영하는 모든 유료 부가 상품 현황을 조사했다. 당시 당국은 자료를 제출받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라며 카드사로부터 이행 확인서를 요구했다.

그 중 BC카드 유료 부가 상품 서비스 현황도 보고 받았다. 그러나 TM 등 마케팅 방식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고, 카드사 콜센터는 대부분 위탁으로 운영돼 텔레마케터 통제에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상품이 유료 부가상품인지 고객이 알 수 있도록 명확하게 하거나 불완전 판매를 제거하도록 카드사와 협의하고 있다"며 "표준 스크립트(안내 지침) 내 모든 걸 다 지켜야하는지, 얼만큼 천천히 말해야하는지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선안을 안 지키면 재점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윤미혜 기자 mh.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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